[엑스포츠뉴스=대전, 김승현 기자]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이재성(23)은 겁이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이재성에게 의미있는 경기였다.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처음으로 가슴에 새기고 경기장을 누빈 것이다.
사실 이재성은 슈틸리케호의 가장 강력한 탑승 후보였다. 소속팀에서의 맹활약이 수반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재성은 신인의 무덤인 소속팀에서 한 자리를 꾀차며 경쟁에서 살아 남았다.
첫 시즌 가능성을 입증한 이재성은 착실하게 동계 훈련을 소화하며 2년차 징크스를 없앴다. 이동국,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 한교원이 버틴 전북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한 이재성은 최강희 감독의 중용 하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측면과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고, 특히 공격 일변도 전략을 꾀하는 전북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헌신의 미덕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최강희 감독은 그런 이재성을 "유럽에 진출할 재목"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녹색 유니폼이 익숙하던 이재성은 붉은 기운이 자신을 휘감았어도 전혀 떨지 않았다. 전반 6분 후방에서 건넨 볼을 기습적인 침투로 머리에 맞추며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전반 12분에는 이정협, 손흥민과의 연계 플레이로,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민첩함을 보였다.
이재성은 창의성을 불어 넣으며 고요하던 경기장을 술렁이게 했다. 오른쪽 측면에 있던 이재성은 전반 16분 중원으로 이동한 뒤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들어가는 손흥민에게 정확한 로빙 스루패스를 찔렀다.
예상치 못한 뒤꿈치 패스로 역습의 활로를 개척하는가 하면, 전반 41분 수비수를 등진 상태로 부드러운 턴동작을 시도, 오버래핑하는 윤석영에게 정확한 패스를 건넸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소속팀에서의 폭넓은 활동량은 여전했고, 우즈벡을 귀찮게 들쑤셨다. 우즈벡의 흐름을 끊는 가로채기로 반칙을 유도하며 흐름을 가져왔다. 후반 40분 이재성은 한교원과 교체 아웃됐고 박수를 받았다.
낯선 대표팀에 입성한 뒤 팀에 융화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던 이재성은 단 한 경기만에 빠르게 녹아들며 입지를 구축한 모양새다. 붉은 유니폼이 제법 어울리는 이재성의 꿈이 영글고 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이재성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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