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데이] 우승을 둘러싼 삼성-SK-넥센의 '동상동몽'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지난해 시즌 말미. SK와 LG, 두산의 4강 싸움이 한창이던 때에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SK가 진짜 무서운 이유는 '할 줄 아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3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내 ECC 삼성홀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팬페스트가 열렸다. 새 시즌을 앞두고 팬들과 호흡하는 축제의 장이자 10개 구단 감독 및 대표 선수들의 각오를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찬스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뜻밖의 '공공의 적'이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했던 감독들이 모여 '올해는 삼성을 잡아야하지 않겠느냐'고 결의를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본인팀을 제외하고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류중일 감독은 "다른 팀들이 다 괜찮다"면서도 "굳이 뽑으라고 하면 SK와 넥센"이라 답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넥센은 '이유 있는 선정'이었지만, SK는 또 달랐다. 평소 류중일 감독은 2000년대 SK왕조로 불리던만큼 SK 선수단의 경험을 높이 평가해왔다. 더욱이 김광현의 해외 진출이 좌절됐고, FA 김강민까지 잔류하면서 SK의 전력이 탄탄하다는 외부 평가까지 여실히 반영된 결과다.

류중일 감독이 대항마로 뽑은 SK 김용희 감독 또한 자신감이 컸다. 김용희 감독은 출사표를 밝히는 차례에 "삼성이 5연패를 위해 열심히 훈련했다고 들었다"면서 "우리도 삼성과 함께, 같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류중일 감독의 순간 표정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자 김용희 감독은 "이 웃음의 의미가 '물음표'이기 때문이겠지만, '느낌표'로 바뀔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시리즈에서 쓰디쓴 경험을 한 염경엽 감독은 "작년 승부에서는 류중일 감독과 저의 차이점 때문에 넥센이 졌던 것 같다"며 자책으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미 한번의 경험을 했기 때문에 올 시즌 삼성의 5연패를 저지할 수 있는 시즌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역시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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