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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옥스프링이 kt에 미칠 영향

기사입력 2014.12.23 07:00 / 기사수정 2014.12.22 18:14

나유리 기자
 
옥스프링 ⓒ 엑스포츠뉴스DB
옥스프링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크리스 옥스프링(37)은 소문난 '젠틀맨'이다. 야구 실력도 빼어나지만, 마운드 외의 공간에서 보여주는 인품은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게끔 만든다.

kt 위즈는 22일 옥스프링 영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 포함 총액 35만 달러(약 3억8000만원)로 결코 비싸지 않은 금액이다. 무엇보다 kt가 옥스프링 영입으로 기대하는 것은 그가 지닌 장점이 팀내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어린 토종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올 한해를 퓨처스리그에서 보내며 1군 진입 준비를 마친 kt는 기존 외국인 선수인 마이크 로리와 앤디 시스코를 저울질하다 시스코와는 재계약을, 로리와는 작별을 선택했다. 구단 창단 후 첫 외국인 타자인 앤디 마르테는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입단했고, 우완 투수 필 어윈까지 계약을 마쳤으니 이제 남은 자리는 딱 하나 뿐이었다.

그 자리를 옥스프링이 채우게 됐다. 이미 LG, 롯데를 거쳐 한국야구에 대한 적응을 완벽히 마친 옥스프링은 이름을 한글식으로 풀이한 별명 '옥춘이'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9년 LG와 재계약에 실패하며 호주로 돌아갔지만, 그곳에서도 그는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모국의 국기를 달고 참가했고, 롯데의 선택으로 다시 한국과 인연이 닿았다.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한 관계자는 옥스프링을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으로 평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적지 않은 숫자의 외국인 선수들을 봐왔지만, 옥스프링은 인품이 정말 훌륭하다. 선수라는 사실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경기장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프로페셔널하게 구분하는 사람"이라면서 "옥스프링은 팀에 융화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친구다. 동양야구와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늘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가장 먼저 팀을 생각했던 좋은 선수"라고 회상했다. 

알려진대로 옥스프링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철저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하다. 방학 시즌이 되면 자녀들을 데리고와 한국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행복이라 생각할 만큼 가족 사랑도 각별했고, 팀의 한국인 동료들과도 먼저 다가가며 스스럼 없이 지냈다. 

2013 WBC 참가 당시 옥스프링(가운데) ⓒ 엑스포츠뉴스DB
2013 WBC 참가 당시 옥스프링(가운데) ⓒ 엑스포츠뉴스DB


특히 고락을 함께 하고 있는 외국인 동료들 사이에서도 옥스프링의 존재는 특별했다. 쉐인 유먼, 루이스 히메네스 같이 올해 롯데 소속이었던 동료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해 정보를 줬고, 비니 로티노나 브렛 필 등 타 팀 선수들에게도 '선배'로서 좋은 영향을 끼쳤다.

옥스프링의 인품은 롯데가 마지막까지 보류선수로 묶어뒀던 이유이기도 하다. 전력 보강을 우선으로 둬야 하는 상황이라 아쉽게 재계약이 불발됐지만, 옥스프링의 모습을 가까이서 봐왔던 롯데 식구들은 그가 kt 소속으로 한국과의 인연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기도 했다.

kt 조범현 감독은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빠른 리그 적응을 위해 국내 경험이 풍부한 리더가 필요했다"고 옥스프링 영입 배경을 밝혔다. 시스코가 올해 한국 야구를 '맛'보기는 했지만, 아직 1군 야구는 겪지 못했다. 마르테와 어윈은 당연히 한국이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옥스프링은 조범현 감독의 기대대로 좋은 연결고리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다.

마운드 위에서 보여줬던 책임감도 투철했다. 지난해 13승 7패, 올해 10승 8패의 성적을 기록한 옥스프링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3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유난히 승운이 없어 10승에 그쳤으나 지난해 183이닝에 이어 올해 184⅓이닝으로 밴헤켄(187이닝)에 이어 최다 이닝 2위에 오르는 등 이닝 소화 능력도 빼어났다.

'좋은 사람' 옥스프링은 이제 자신의 세번째 한국팀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다. 한국에서 맞는 그의 다섯번째 봄이 어떤 모습일지, 또 신생팀 kt와 어떤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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