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엘과의 챔피언스리그에서 발군의 패싱력을 보여준 테어 슈테켄 골키퍼 ⓒ AFPBBNews=News1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FC바르셀로나의 두 수문장이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며 조용한 주전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게는 다양한 골키퍼 카드를 확보하며 선수 기용에 탄력을 받고 있다.
올 시즌 바르셀로나는 클라우디오 브라보와 마르크-안드레 테어 슈테켄, 두 골키퍼 체제로 경기들을 소화하고 있다. 리그에서는 브라보가 건재한 상황에서 슈테켄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슈테켄은 26일(한국시간) 판시프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원정 5차전에서 아포엘을 상대로 골문을 지켜 팀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무실점 선방도 중요한 대목이지만 무엇보다 슈테켄은 패스성공률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총 19개의 패스를 모두 성공하는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슈테켄의 발 끝을 떠난 공은 모두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정확히 배달되면서 패스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대부분이 수비라인을 향해 전달되는 패스였지만 다소 먼, 중앙선 부근까지 보내는 패스들도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패스성공률 100%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스페인 매체 '엘 문도 데포르티보'는 슈테켄의 패스성공률 기록을 주목하면서 "슈테켄의 발 끝이 그려낸 활약은 빅토르 발데스 골키퍼를 연상시킨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이번 활약을 통해 슈테켄은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어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독일 묀헨글라드바흐에서 이적해 온 슈테켄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초기부터 선방보다 패싱력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받기도 했다. 패스를 바탕으로 한 점유율 축구를 즐기는 스타일로 인해 골키퍼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패싱력이 요구되는 바르셀로나에 잘 맞을 것이라는 전망들도 많았다.
아포엘전은 슈테켄의 진가를 확실히 엿볼 수 있는 경기가 됐다. 아직 부족함은 있다. 브라보와 바르셀로나 '넘버1' 골키퍼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슈테켄으로서는 선방능력도 보여줘야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선방에서는 브라보가 앞서 있다. 지난 레알 마드리드와의 리그 9라운드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8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다. 레알전 3실점한 이후 3경기 모두 1실점으로 상대 슈팅들을 틀어막아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엔리케 감독도 브라보를 중용하면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슈테켄으로서는 앞으로의 기회를 잘 잡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경기에서 패스 못지 않은 선방쇼를 보여준다면 골문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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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