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 하현우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국카스텐이 더욱 깊은 고민과 성장을 담은 정규 앨범으로 팬들과 만난다. 보컬 하현우는 이번 앨범에 대해 "뜨겁고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정리했다.
국카스텐의 정규 2집 'FRAME(프레임)'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내 복합문화공간 네모에서 진행됐다.
이날 음감회는 정규 2집 타이틀곡 '변신' 뮤직비디오 상영과 함께 시작됐다. '변신'은 어린 아이들의 변신놀이를 통해 자신을 확장하고, 새로운 모습을 찾는다는 것을 담았다.
뮤직비디오에는 이와 같은 내용을 그대로 표현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다양한 곡 구성 위에 어린 아이가 고깃덩이를 배경으로 뛰어노는 듯한 장면이 이어졌다. 바짝 날이 선 음악의 색깔처럼 장면이 급변하는 편집에 무게를 뒀다.
이어 사회를 맡은 방송인 박은지는 '나는 가수다'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하현우는 "'나는 가수다'를 반 년정도 한 것 같다. 혜성처럼 나타나 혜성처럼 사라지려고 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현우는 "많은 분들에게 저희가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게 처음이다. 다른 분들이 저희 앨범을 듣고 어떤 감정을 느끼실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어 수록곡 '오이디푸스'가 흘러나왔다. 느릿한 템포, 칼랑거리는 기타사운드에 하현우의 춤추는 듯한 보컬이 씌워졌다. 이 곡은 제목처럼 오이디푸스 신화 내용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하현우는 "오이디푸스라는 한 인물이 운명을 개척하고자 어둠 속을 뚫고 나간다는 내용이다. 걷는 이미지를 상상하며 작곡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글링'과 관련해서는 "젊은 사람들을 봤을 때, 분주하고 아슬아슬하게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것이 단 한 순간이라도 주어진 적이 있었느냐는 의문을 가지고 만든 노래다. 심각한 내용을 재밌는 묘기를 상상하면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스피커를 뚫고 음감회 장소를 채운 '저글링'은 묵직한 주제와는 다르게 경쾌하게 그려졌다. 곡 중반에 등장하는 정신없는 기타 솔로가 분주한 현대인을 나타내는 듯했다.
또 하현우는 '미늘'과 관련해 "이 노래는 곡이 먼저 나왔다. 가사를 고민하다가 멤버 이정길이 '미늘'이라는 주제로 써보는 것이 어떠겠느냐고 했다. '미늘'은 해보고 싶은 것들을 모두 한 곡이다. 어려워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늘'은 영화 '매트릭스' 같아. 알약을 먹고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처럼 미늘을 만져 새로운 것을 마주한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앨범은 보컬적으로 매우 어렵다. 1집 때는 사춘기의 마음을 가지고 만들었다. 2집부터는 변화를 주고 싶었다. 4년이라는 시간동안 느끼고 다듬어진 저희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 예전에는 직구 같았다면 변화구를 섞는 등 방법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미늘'은 처음 듣는 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워 보일 법했다. 귀를 찌르는 하현우의 보컬은 일관됐지만, 그의 목소리를 둘러싼 밴드 사운드 구성이 복잡해 보였다. 베이스 기타의 기괴한 이펙터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어 하현우는 "물 속에서 스멀스멀 물고기가 기어가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하현우는 'LOST(로스트)'에 대해 "자신이 계획하고 꿈꿔왔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생채기나 상실되어 가는 아픔을 노래했다"면서 "저희의 20대를 위해 선물하는 것이기도 하고 현재 20대를 살아가는 동생에게 선물하는 곡이다"고 밝혔다.
'LOST'는 정규 2집의 마지막 트랙으로 다른 수록곡들과는 달리 어쿠스틱의 담백한 연주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특히 가야금 연주가 포함돼 국카스텐의 음악적 실험의 넓은 진폭도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꿈을 잃은 상처 가득한 청춘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 하현우는 "25살때 쓴 곡이다. 록스타가 되어 록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싶었다. 꿈은 거창하고 광활한데 현실은 건설현장에서 용접을 했다. 감전되서 쓰러지기도 했다. 20대 때 별일이 다 있었다"고 말했다.
또 "돈이 없었고 음악도 별로여서 많이 힘들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주변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로 힘들어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누구나 고통을 피하려고 하지만 고통을 겪어야 그만큼 단단해 지는 것 같다. 삶도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삶도 곪아보고 터져봐야 아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카스텐 ⓒ 엑스포츠뉴스DB
국카스텐은 정규 2집을 발매를 앞두고 전시회로 음악을 더욱 넓게 표현하려 한다. 7일부터 9일까지 음감회가 이루어진 곳에서 '국카스텐 아트워크 프로젝트 [FRAME] with 서고운'을 개최한다.
이와 관련해 하현우는 "좋은 작가를 만났다. 서고운은 열정이 가득한 사람이기에 저희와 비슷하다"면서 "어쿠스틱 공연, 팬사인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연우는 정규 2집 타이틀 'FRAME'에 대한 의미도 해석했다. 그는 "'FRAME'은 틀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시선이라고 생각했다. 생명이 있고 호흡이 있는 시선이라고 봤다. 물체 등으로의 시선 이동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국카스텐은 2년만에 선보이는 단독콘서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하현우는 "저희가 막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여서 합주를 못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콘서트 준비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2014년도는 저희에게 고난과 역경이 해였던 것 같다. 깔끔하게 마침표를 찍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현우는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하는 건 힘든 것 같다. 관객이 하나도 없이 공연을 해본 적이 있었다. 우리 노래가 별로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방송적인 환경보다는 아티스트의 작업물이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이 가지고 있는 천편일률적인 시스템이 더욱 관리된다는 생각도 있다. '나는 가수다'에서 가수들이 편곡을 하며 노래하는 것은 재미있었지만, 반복되면서 놀라움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가수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이 나오면 좋을 듯하다. 조금 더 힘들어도 창작자가 고민을 하고 그 안에 빠져있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카스텐은 전 소속사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현재 인터파크INT와 계약을 맺으며 'FRAME'을 발표했다.
하현우는 "저희가 밟고 있는 소송은 감정적인 부분이 있다. 그분들이 저희와 일하게 됐을 때 잘해보자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희는 일이 투명하게 진행하는 걸 좋아했다. 사람과 사람으로서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송을 통해서 그쪽에 계시는 분들이 앞으로 하시는 일이 잘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저희도 얻은 것이 많다. 소송을 하면서 서로이 잘못을 떠나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하현우는 "활동을 할수도 있었고, 섭외도 들어왔다. 일부러 하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며 "결단에 대해 후회하진 않는다. 휴식시간이 기회였다고 본다"고 전했다.
하현우는 마지막으로 정규 2집 발매 소감과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말을 이었다.
그는 "이번 앨범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 해외에서도 우리말 가사로 활동하며 한국에서 이런 밴드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맺었다.
또 "뜨겁고 아름다운 음악을 가지고 왔다. 많은 분들이 이 음악을 듣고 새로운 감정의 세계에 들어오셨으면 한다. 크고 작은 공연 가리지 않고 활동하며 좋은 음악 많이 만들겠다. 나중에 후회가 들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밴드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