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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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드라마, 그 흔했던 러브라인이 사라졌다

기사입력 2014.10.27 01:23 / 기사수정 2014.10.27 01:55

김승현 기자
미생, 라이어게임 ⓒ tvN
미생, 라이어게임 ⓒ tvN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케이블 드라마가 달라졌다. 연애담이나 로맨틱 코미디 등 말랑말랑한 멜로물로 젊은층에게 어필하던 이전과 달리, 최근 방영되는 작품을 보면 이러한 요소들이 증발된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tvN 월화드라마 '라이어 게임'은 위험한 게임에 참여하게 된 순둥이 여대생 남다정(김소은 분)을 돕는 하우진(이상윤)의 모습이 본격 예고됐다. 아직 2회에 불과하지만, 위기를 넘기기 위해 두 사람이 얼굴을 근접하며 부끄러워한 것을 빼고는 달콤한 기운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상윤이 "'라이어 게임'에 사랑은 없지만 키다리 아저씨와 한 착한 소녀가 생성하는 은근한 분위기는 있을 것이다"고 말한 것을 떠올리면 멜로에 치중하지 않는 점이 명확해졌다. 제작진이 심리추적극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돈이 돈을 먹고, 그 앞에 한껏 작아지는 인간의 나약함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회사를 무대로 한 작품에서는 사내 연애, 그리고 경영권을 둘러싼 권력 암투가 주로 다뤄져 왔다. 재벌 2세로 비롯되는 갑(甲)들의 통쾌한 승리와 생기발랄한 로맨스만 비추는 단면은 현실과의 괴리와 이야기의 진부함을 동시에 낳는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에 반해 tvN 금토드라마 '미생'은 시점을 달리하여 을(乙)의 시각에서 보다 현실적인 사람 냄새를 홑뿌리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오너(owner)가 아닌 회사를 꾸리는 주인공들의 애환을 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웹툰 원작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윤태호 작가의 원작은 사회 초년병의 눈으로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인기를 끌었다. 김 감독은 "원작자가 의도했던 느낌에 벗어나지 원작의 감성을 살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미생'은 회사원들의 '사랑'보다는 눈물 겨운 '우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강소라는 "러브라인이 없어서 출연하기로 했다"며 "연애보다 그 외의 것들이 비중이 큰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쁜 녀석들, 리셋 ⓒ OCN
나쁜 녀석들, 리셋 ⓒ OCN


채널을 돌려보면 영화전문채널 OCN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도 애정의 기운이 진하게 묻어 나오지 않는다. 26일 종영된 일요드라마 '리셋'과 마약드라마로 불리며 강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나쁜 녀석들'은 시작 단계부터 러브라인을 배제하며 수사에 주안점을 뒀다.

'나쁜 녀석들'을 담당하고 있는 조문주 PD는 "일부러 러브라인을 배제한 것보다는 그것이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 로맨틱 코디미디나 멜로의 장르도 아니었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서 인물 사이의 감정과 갈등에 중심을 두다 보니 러브라인 보다는 감정라인에 집중하게 됐다"고 전했다.

tvN과 달리 영화전문채널 OCN은 국내에서는 이색 장르인 수사물을 내세워왔다. '신의 퀴즈',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전담반 TEN', '귀신 보는 형사 처용' 등 장르드라마를 줄곧 선보였다.

조문주 PD는 "OCN 오리지널 드라마는 수사물을 통해 점차 발전되어 왔다. 그렇다고 수사물로 한정되기보다는 OCN이 잘 해왔던 장르물을 확장시켜서 소재를 변주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예정이다"라며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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