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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최강희-김남일 "고맙다-감사합니다"

기사입력 2014.10.26 19:01 / 기사수정 2014.10.26 23:53

조용운 기자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경기 후 김남일을 격려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경기 후 김남일을 격려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수원 삼성과 혈전이 끝나고 김남일의 은퇴 이야기를 꺼냈다. 팀 관계자도 몰랐던 둘만 기억하고 있는 얘기였다. 최강희 감독은 조심스러워했고 김남일도 멋쩍은 듯 짧은 미소만 그렸다.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혈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K리그 클래식 우승 가능성을 키우고 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김남일은 37세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수원전에서 90분 풀타임을 뛰며 팽팽한 허리싸움을 펼쳤고 후반 27분 프리킥 상황서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영웅이 됐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후 김남일을 칭찬하면서 올초 전지훈련서 있었던 비화를 공개했다. 현역 은퇴를 생각할 만큼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회상이었다.

김남일은 브라질 전지훈련 마지막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모두 경미하다고 생각했지만 김남일은 2달간 공백기간을 가졌다. 20대 선수였다면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던 부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남일은 37세였고 다친 부위는 좀처럼 나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 김남일이 최강희 감독을 찾았다. 김남일은 '은퇴'를 입밖에 꺼내지 않았지만 이제 그만 현역 생활을 그만두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FA(자유계약선수)신분의 김남일을 영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던 만큼 최강희 감독 입장에서 은퇴를 넌지시 전한 김남일에게 실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스승은 힘들어하는 김남일을 품었다.

최강희 감독은 "(김)남일에게 그때 말하길 너의 능력을 보고 데려왔다. 단 한 경기라도 좋다. 너가 가진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면 된다"는 말로 돌려보냈다.

그렇게 재활을 시작한 김남일은 올 시즌 전북서 16경기를 뛰며 확고한 입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득점까지 포함해 2골을 넣으면서 2003년 6골 이후 가장 많은 골까지 넣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어지간해서는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잘 안 한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좋은 활약을 펼쳐주는 남일이에게 고마운 생각이 든다"고 진심을 담아 칭찬했다.

가급적 숨기고 싶었던 사실인 만큼 최강희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김남일은 잠시 숨을 고른 뒤 "그만둔다고 말을 했었다. 부상에 여러가지 일이 겹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였다"면서 "나는 심각해 감독님께 말씀드렸는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받아들이시더라. 오히려 그때 내가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확실하게 재활의 시간을 가진 김남일은 "그 시간 덕분에 팀에 대한 애정이 생겼고 경기를 준비하는데 신중해졌다"며 "감독님이 엄살부리지 말라고 하시더라. 엄살부리지 않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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