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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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검찰 발표에도 냉랭한 여론, 이병헌 일생일대 위기

기사입력 2014.09.30 22:09 / 기사수정 2014.10.01 08:08

김승현 기자
이병헌 ⓒ 엑스포츠뉴스 DB
이병헌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 이병헌이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병헌은 약 한달 전 걸그룹 글램 멤버 다희와 모델 A씨로부터 음담패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다희와 A씨는 체포됐고,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

한바탕 태풍이 몰아쳤고, 이병헌은 손편지를 소속사 SNS에 게재하며 공식 사과했다. 자세를 낮췄지만 사건은 일단락되지 않았다.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뿔난 민심은 여전했다.

그리고 30일 그동안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은 두 여성을 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공동공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이병헌이 A씨를 여자로서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이성교제 대가로 이병헌에게 집이나 용돈 등을 받아낼 계획을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 변호인이 "약 3개월 전부터 이병헌을 만나기 시작했는데 결별 선언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주장은 허위라는 게 검찰 수사 결과인 것이다. 검찰은 항간에 SNS를 통해 떠돌았던 연인 관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수사로 이병헌은 자신의 '누명'을 벗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불륜'이라는 오명의 굴레를 피하며 한숨을 돌리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그를 향한 싸늘한 여론은 돌려놓지 못하고 있다. 이병헌이 법적으로는 피해자이지만, '도덕적으로는 가해자'라는 비판적인 여론이 더 강하다. 

자신의 반쪽인 이민정을 두고 20대 여성들과 술을 마시면서 성적 농담을 주고 받은 것은 배우자로서의 도리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동시에 대중은 '죄없는' 이민정을 동정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대중은 이병헌에게 '연기는 흠잡을 곳이 없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드라마 '올인'과 '아이리스'로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데뷔 이후 수집한 수많은 트로피는 그의 위상을 대변한다. 스크린에서도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굵직한 이력을 남겼다.

적어도 그의 연기에 딴지를 거는 이는 없었다. 이병헌은 원로 배우의 마음도 움직일 정도의 캐릭터 소화력을 보유했다. "스타만 있고 배우는 없다"면서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박근형은 과거 한 방송을 통해 "'광해'를 봤는데, 이병헌이 연기를 정말 잘한다"며 그를 칭찬했다.

하지만 묵직한 연기 내공에 반하는 얼룩진 사생활은 그의 발목을 잡아왔다. 작품으로는 배신을 모르던 배우 이병헌은 촬영장 밖에서는 일련의 스캔들로 실망을 안겼다.

그런 잡음에도 불구하고 이병헌을 지탱했던 것은 바로 연기였다. 이병헌은 지난 2009년 '아이리스' 촬영 당시 강병규와 갈등을 겪어 물의를 빚었지만 정공법을 택하며 실력으로 소란을 잠재웠다. 그에게 연기는 면죄부이자 솟아날 구멍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확연히 다르다. 협박녀들의 잘못도 크지만, 한 가정의 어엿한 가장인 이병헌의 가벼운 처신에 대해서도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곧 재판이 열리고 양측의 주장이 오가면서 '진실'이 가려지겠지만, 이번 사건으로 이병헌의 이미지는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받은 게 분명해 보인다. 

그가 주연한 영화 '협녀'는 올 연말 개봉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개봉 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뤘으며, 일각에서는 이병헌의 광고 출연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이병헌의 연기 인생 전체를 통해 일대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병헌은 국내 활약을 발판으로 모든 배우가 동경하는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아이.조', '레드: 더 레전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까지 이병헌은 자신의 재능을 미국으로 고스란히 가져갔고,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이병헌, 우리가 자랑스러워했던 그 월드스타에게 일생 최대의 시련이 닥쳤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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