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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연 "'보코'서 실수한 적 없어…'슈스케' '위탄' 탈락"(인터뷰)

기사입력 2014.08.24 02:48 / 기사수정 2014.08.24 02:48

한인구 기자
손승연이 노력의 결과를 쌓아가고 있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손승연이 노력의 결과를 쌓아가고 있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보이스코리아'에서 단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어요. 음정, 애드립 등 작은 것도 놓치지 않았죠. 철저히 준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데뷔 2년 차로 접어든 가수 손승연(21)은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보이스코리아'를 꼽았다. 꼭 가수가 되고 싶었고 절박했다. 엄청난 가창력 때문에 '괴물 보컬'로 불리는 손승연. 실력에 대한 확신과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손승연은 2012년 '보이스코리아1'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같은 해부터 꾸준히 음반을 발매했고, 최근에는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두 번째 미니앨범 'Sonnet Blooms(소넷 블룸스)'를 발표했다. 그의 행보는 사뭇 평탄해 보인다. '가수'라는 인생이 예고된 듯 착착 발걸음을 옮겨서다. 그러나 손승연에게는 그만큼 고단한 과정이 있었다.

"14살 때부터 노래를 시작했죠. 고등학생이 되고선 팔도에서 하는 가요제들을 모두 찾아갔죠. 대상을 받은 건 단 한 번밖엔 없었네요." 손승연은 '재능'이라는 확신보다는 그저 노래를 하고 싶었다. 가요제뿐만 아니라 기획사 오디션도 수차례 봤지만, 결과는 연이은 낙방이었다. "노래 포기하고 공부하는 게 어떠냐는 말부터 TV에 나갈 수 있는 비주얼은 아니라는 말까지 들었죠." 오디션 심사위원이 이렇게 말하는 건 좋게 말해주는 편이라고 했다. 목소리 하나로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는 지금의 손승연을 떠올리면 쉽사리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에 나가서도 떨어졌죠. 마침 '보이스코리아'를 한다는 것을 알고 '여기서 떨어지면 가수 하지 말라는 뜻이다'라는 생각으로 참여했어요." 손승연에게 '보이스코리아'는 쉽지 않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기회였다. 그만큼 사활을 걸었다. 진심은 통했던 것일까. 손승연은 극찬 속에서 우승을 이뤄냈다. "만약 여기서도 떨어지면 실용음악과에서 공부하고, 대학원을 졸업해 교수를 하고 싶었어요. 음악과 관련한 일을 계속 하길 바랐죠."

손승연이 음악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시간은 약 1년여뿐이었다. 대학 입시를 위해서였다. "19살때 1년 음악 공부한 것이 전부예요. 그때 만난 선생님께서 셀렌 디온 등 팝가수 영상을 보여주시며 창법의 느낌을 설명해 주신 게 큰 도움이 됐죠." 그는 이론적인 것은 자세히 모르겠다고 손사례쳤다. 후두와 횡격막을 여는 것부터 두성과 흉성까지. "횡격막을 팽창해 달라고 하면 뇌에서 알아듣고 팽창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런 설명은 제게 맞지 않았던 거죠." 그는 '보이스코리아'에서 만난 신승훈에게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신승훈의 설명이 쉽고 와 닿는 것이 많아서였다.

이렇듯 손승연은 타고난 재능에 쉴새 없이 노력하는 가수였다.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다시 너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전까지 이별에 대해 노래했다면 이번에는 재회에 대한 이야기예요. 팝 발라드 요소가 많이 들어가 편하게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오케스타라 편곡, 코러스 등 작업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다시 너를'에서는 손승연의 시원한 가창력뿐만 아니라 잔잔한 감성도 들을 수 있다. 또 뮤직비디오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적은 문구로 만들어졌다. 헤어진 이들의 공감을 한층 살린 것이다.

손승연은 발라드를 꾸준히 부르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원래부터 발라드를 선호하거나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발라드는 제일 못하는 장르 중의 하나였어요. 즐겨부르지도 않았는데, 신승훈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주셔서 재미를 붙이게 됐죠." 잔잔한 음악으로 마음을 울리는 맛을 알게 된 것이다. 손승연은 록, 힙합, 알앤비 등도 좋아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발라드 위주의 곡을 선보였다면, 앞으로는 힙합 래퍼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에도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험난한 과정으로 시작된 경험의 모든 것들은 손승연에게 자양분이 됐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험난한 과정으로 시작된 경험의 모든 것들은 손승연에게 자양분이 됐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음악적 실험대가 되는 곳은 '불후의 명곡'일 듯하다. 손승연은 첫 출연부터 이용의 '바람이려오'를 멋들어지게 재해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알리, 에일리, 바다 등 여성 솔로 가수가 강세인 음악 프로그램에서 화끈하게 신고식을 마친 것이다. "'불후의 명곡'에서도 계속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너무 괴리감 느끼시진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23일 방송에서 손승연은 안무와 함께 은방울자매의 '마포 종점'을 선보였다. 한층 여유로운 무대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불후의 명곡'은 변화의 시작점이지만, 좋은 공부방이기도 했다. "경연보다는 배우는 자리인 것 같아요. 선배님 무대마다 배울 게 무척 많죠. 빨리빨리 보면서 흡수하고 싶어요." 손승연은 데뷔 전부터 알리의 팬이기도 했다. 알리의 데뷔 앨범 수록곡을 꿰고 있었다. 이런 그에게 알리와의 만남은 꿈에 그리던 장면이었다. "'불후의 명곡' 두 번째 출연 만에 알리 선배님과 대결하게 됐죠. 부담도 됐지만, 선배님 무대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웃음) 그는 "왜 알리 선배님이 '불후의 안방 마님'인지를 알겠더라"고 소감도 더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불후의 명곡'은 손승연에게 방송 예능도 접할 수 있는 자리였다. "토크 대기실에서도 많이 배워요. 처음에는 그저 TV를 눈앞에서 보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어느새 정신 차려보니 이젠 춤까지 추고 있더라고요."(웃음) 그는 '실전에서의 배움'을 중요시했다. 이론보다는 생생한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겪어가며 터득해가는 것이다. '보이스코리아'에서는 듀엣을 하며 조화로운 하모니와 악기 세션과의 호흡을, '불후의 명곡'에서는 무대에서의 기술과 편곡 등을 알아가고 있었다.

이렇듯 손승연에게는 '괴물 보컬'이라는 수식어에 앞서 '우등생'이라는 표현이 제법 맞아떨어졌다. 어느 순간에서도 배울 점을 찾고, 제 모자란 것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워낙 마음이 좁은 편은 아녜요. 버클리 음대 재학 중에도 자유롭게 배웠어요. 항상 속으로 생각하고, '불후의 명곡'에서 실수가 없었는지 계속 곱씹어 보죠." 그래서 손승연에게 이제 '우승'이란 것은 이전보다 큰 의미를 차지하진 않는다. 평생 가수로서의 활동을 위해 차근차근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자세만큼이나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지는 손승연은 나이보다 성숙해 보인다. 그러나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손승연은 아직 앳된 소녀였다. "아직은 어리니 나이를 먹어가며 달라질 것이라고 봐요. 노래를 3년하고 말 게 아니라 20년 넘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인서 가수를 하면서 선배님들이 정말 존경스럽더라고요. '오래 버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구나'고 생각이 들어요."

손승연은 확실히 '무대 체질'이다. 선천적인 실력과 어렸을 때부터 전국을 누비며 쌓아온 무대 경험 덕분이다. "'보이스코리아' 같은 경연 무대는 서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해요. 전 긴장감 등이 오히려 도움됐죠." 그러나 '불후의 명곡'은 조금 달랐다. "아쉬운 무대가 많았죠. 욕심과 부담감이 있었어요. '전설' 앞에서 노래하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특히 손승연은 윤복희의 '노래'를 부른 것을 회상했다. "'보이스코리아' 우승할 때도 울지 않았는데, 윤복희 선생님 무대를 하니 울컥하더라고요. 쉼 없이 울었죠. 제게 너무 인상깊은 노래였고, 들으시는 분들에게도 위로가 됐으면 했어요." 또 그는 윤복희가 쉬는 시간에 찾아와 "그 노래를 불러줘 고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듣고 더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고 했다.

그야말로 손승연은 '가수'라는 게 마음 속에 진득히 자리한 가수였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려고요. 솔직히 길게 '롱런'하고 싶어요. 앞으로 손승연이 어떻게 변하고 성장할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래로 시작해 노래로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던 손승연과의 대화는 이렇게 끝났다. 방긋 웃으며 인사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를 보며 오랜만에 '가수'와 이야기를 나눴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가수. 손승연. ⓒ 포츈엔터테인먼트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가수. 손승연. ⓒ 포츈엔터테인먼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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