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벼랑 끝에 내몰린 브라질이 3위로 체면을 지킬 수 있을까.
브라질과 네덜란드가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 위치한 국립경기장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3-4위전을 치른다.
우승을 바라보며 승승장구하던 두 팀은 준결승에서 각각 독일과 아르헨티나에 발목이 잡히면서 3-4위전으로 내려왔다. 쉽사리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무대지만 브라질만큼은 이겨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브라질, 3위는 마지막 자존심이다
치욕적인 패배였다. 월드컵에서 늘 독일을 만나면 웃어왔던 브라질은 지난 9일 승리를 다짐했지만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독일의 기계처럼 움직이는 조직력에 브라질의 개인기는 힘을 잃었고 90분 동안 7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브라질이 한 경기에서 7골을 허용한 것은 1934년 유고슬라비아에 4-8로 패한 뒤 80년 만이다. 그것도 전세계의 눈이 집중된 월드컵 4강에서 패하면서 브라질은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겼다.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6번째 우승을 해낼 것으로 믿었던 브라질 축구팬들은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패한 브라질 선수들에게 야유를 퍼부으며 분노를 표했다.
경기 종료 직후에는 상파울루에서 버스 전소 사건이 벌어졌고 대형 유통매장인 폰투 프리우가 공격을 받아 대규모 약탈이 발생했다.
브라질 헌병과 상파울루 소방청은 월드컵 패배를 범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내세우지 않았지만 경기 종료 시점과 사건이 맞물린 점에서 분노한 축구팬들의 소행이 유력시 됐다.
그만큼 축구에 있어서 자존심이 강한 브라질 국민들에게 패배는 받아들일 수 없는 아픔이었고 김이 조금 빠진 3-4위전도 마찬가지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네이마르 다 실바도 "3위로 마치면 국민들께 조금의 웃음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며 동료들의 투지를 바랐다.
네덜란드, 동기부여부터 찾아라
"월드컵에서 3-4위전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던 루이스 반 할 네덜란드 감독의 본심이 어쩌면 네덜란드의 현재 심경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네덜란드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잘 싸우고도 승부차기로 패하면서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지 못했다.
팀적으로 브라질보다 동기부여가 생길 일이 없다. 그래도 네덜란드는 개인상에 후보로 오른 선수들의 수상을 위해서도 3-4위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근 들어 우승과 골든볼의 상관관계가 적어지는 상황인 만큼 골든볼 최종 후보에 오른 아르옌 로벤은 3-4위전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준결승전까지 로벤은 이번 대회 가장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만큼 브라질과 경기의 임팩트에 따라 골든볼 수상이 가능할 수 있다.
또다른 개인상의 후보는 영플레이어상에 이름을 올린 멤피스 데파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네덜란드 측면 자원으로 새롭게 떠오른 데파이는 폴 포그바, 라파엘 바란(이상 프랑스)과 함께 최종후보 3인으로 선정됐다.
프랑스가 8강에서 탈락한 터라 데파이는 3-4위전 활약이 좋을 경우 영플레이어상을 자신에게 가져올 수 있게 된다. 선수 생활 중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어 절호의 기회를 잡은 데파이다.
이들 못지않게 다른 선수들도 동기부여를 빨리 찾아야 이번 대회를 3위로 마칠 수 있는 네덜란드다. 더불어 8강과 4강 모두 120분 연장 혈투를 치렀던 네덜란드라 체력적인 열세를 이겨내는 숙제도 안고 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