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의 4강전에서 '지독파'의 면모를 과시하지 못한 단테 봄핌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결론은 악수(惡手)였다. 단테 봄핌이 첫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빛나지 못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 위치한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에게 1-7 충격패를 당했다.
쉬도 때도 없이 흔들렸다. 한 골씩 내줄 때마다 브라질 선수들의 다리는 풀렸다. 어쩔 수 없이 공백을 절감해야 했다. 네이마르 다 실바가 척추 골절상으로 나서지 못한 공격진만큼 티아구 실바가 함께 하지 못해 가벼워진 수비진의 부진도 치명적이었다.
이날 단테가 실바의 자리를 대신했다. 다비드 루이스와 함께 발을 맞췄다. 의외의 변수가 될 수 있었다. 단테는 자타공인 '지독파'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단테에게 독일 공격수들은 손바닥 안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소속팀 동료들이었다. 토마스 뮐러, 토니 크루스 등은 함께 뮌헨에서 뛰고 있는 동지들이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단테의 활약은 좋지 못했다. 수비에서 안일함이 보였다. 월드컵 무대에 대한 부담감이 엿보였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벌어지는 독일의 간결한 패스를 상대로 고전했다. 뒤로 쉽게 물러났다. 독일 공격수들을 압박하기보다는 뒤로 무르며 중거리슈팅을 허용했다.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크루스의 추가골들이 그랬다. 전반 23분 크루스의 쓰루패스를 뮐러가 받아서 내주고 이를 클로제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예상치 못한 크루스의 패스는 물론, 클로제의 슈팅 장면에서 제대로 견제하는 데 실패했다.
곧 좌절감은 전반 24분과 26분 추가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24분에는 부적절한 뒷걸음질로 수비라인이 모두 크루스의 중거리슈팅을 쉽게 허용했다. 이어 페르난지뉴의 실책성 플레이와 함께 크루스에게 또 한번 얻어맞았다. 중거리 슈팅에 능한 크루스의 능력을 잘 알고 있을 법한 단테로서는 아쉬운 장면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비드 루이스와의 호흡도 문제를 드러냈다. 수비에서부터 제대로 빌드업이 되지 않으면서 브라질은 추격의 고삐를 당기지 못했다. 같은 성향의 수비수란 점도 한몫했다. 루이스와 단테 모두 패스와 위치선정에 능한 수비수들이었다. 두명 중 하나와 몸싸움에 일가견이 있는 실바가 호흡을 맞췄다면 좋은 조합을 이룰 수 있었겠지만 여건상 그러지를 못했다.
반대로 독일 역시 단테를 잘 알고 있었다.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단테의 약점을 잘 간파하고 있던 독일 공격진은 빈 공간을 잘 찾아 공략해 대승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단테는 뮌헨 동료들의 위로를 받았다. 뮐러를 비롯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필립 람 등은 단테를 안아주며 아쉬워하는 친구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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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