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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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내뱉는 쉼없는 과정들'…이소라 콘서트

기사입력 2014.06.26 01:26 / 기사수정 2014.07.15 09:34

한인구 기자
이소라의 단독 콘서트가 지난 19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이소라의 단독 콘서트가 지난 19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고개는 바닥을 향해있다. 왼손으로 꼭 쥔 의자의 주름은 힘이 들어갈수록 짙어진다. 음을 토해내며 모든 힘을 쏟아 붓는다. 지면과 닿아있는 발끝에서 끌어올린 노래는 목구멍을 거쳐 공기를 가른다. 가수 이소라(45)에게 노래를 부르는 것은 습득된 노동을 넘어 온몸으로 감정을 내뱉는 일련의 고된 작업이었다.

이소라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홀에서 단독 콘서트 '이소라 8'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정규 8집 '8'을 발매한 이소라는 이번 무대를 통해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났다. 어느 순간부터 대중과의 거리를 둔 듯 방송 출연이 뜸해진 이소라를 만나기 위한 팬들의 발걸음으로 1300여 석의 자리가 가득 찼다.

'이소라 8'은 화려한 연출보다는 이소라와 그의 음악에 집중한 듯 보였다. 막이 오르기 전 무대에는 오른쪽 가운데께 '8'이라는 작은 문구가 시선을 끌었다. 서늘한 검정 바탕에 외로이 자리 잡은 '8'은 이번 공연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이소라는 무대 위에서 홀로 관객을 반겼다. 막이 올라가고 등장한 이소라는 별다른 멘트 없이 '처음 느낌 그대로'를 불러갔다. 담담하게 가사를 읊어갔지만, 이내 정점을 찍으며 관객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이소라가 애처롭고 슬픈 감정을 담아낼 때마다 무대 배경에는 푸른빛 혹은 붉은빛이 퍼지며 온 시선을 이소라와 음악에 몰두하게끔 했다. 이소라는 마이크와 악보 받침대만을 의지한 채 대표곡들을 한 소절씩 찍어 불렀다.

이소라만이 표현할 수 있는 '외로움'과 '슬픔'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이소라만이 표현할 수 있는 '외로움'과 '슬픔'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몇 곡을 연달아 부른 이소라는 그제야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활동을 많이 하지 않다 보니 8집 앨범이 있는 듯 마는 듯했다. 게을러서 그랬었던 것  같다. 너무 오랜만에 노래해서 마음이 두근두근하다." 노래를 우악스럽게 쏟아내던 그의 얼굴에는 어린 소녀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오늘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요즘엔 집에만 있어서 마음이 동글동글해졌다." 미사여구 없이 전해진 근황에 관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소라는 "멘트를 많이 하니, 힘이 들더라. 노래하겠다"고 간략하게 말한 뒤 다시 옷매무시를 단정히 하며 무대를 이어갔다.

그는 '제발' '봄' '바람이 분다' 등을 연달아 노래했다. 이소라만이 등장했던 무대 뒤에는 칸막이가 열리며 은은한 빛깔을 내는 별 모형의 조명으로 채워진 무대와 밴드 세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소라는 정규 8집의 수록곡 '나 Focus' '좀 멈춰라 사랑아' '쳐' '흘러 All Through The Night' '넌 날' '너는 나의' '운 듯'을 멈추지 않고 들려줬다.

피아니스트 이승환, 기타리스트 홍준호, 솔로 아티스트 임헌일, 드러머 이상민, 베이시스트 최인성은 뒤에서 묵묵히 힘을 더해 8집 수록곡으로 강렬해진 이소라의 공연을 도왔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사는 것에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음악적 결과물이 없는 데 살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앞으로 자신을 발전시켜 노래해야겠다." 이소라는 공연의 시작과 끝에서만 이야기를 풀어갔다. 쉼 없지만 숨은 차지 않았던 18곡의 대단원이었다.

이소라의 단독 콘서트는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했다. 매 곡이 끝나는 순간 암전이 되며 여운을 남겼고, 관객들은 무대 위 가수를 위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소라의 단독 콘서트 '이소라 8'은 26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다.

'이소라 8'은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이소라 8'은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 포츈엔터테인먼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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