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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바람 솔솔, 잔디밭은 말랑'…그린플러그드 서울 2014

기사입력 2014.06.03 20:51 / 기사수정 2014.06.09 14:02

한인구 기자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4'가 녹색 에너지를 뿜으며 지난 5월 31일과 6월 1일 개최됐다. ⓒ 그린플러그드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4'가 녹색 에너지를 뿜으며 지난 5월 31일과 6월 1일 개최됐다. ⓒ 그린플러그드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잔디밭에 누워 한강의 바람을 타고 흐르는 음악을 즐기는 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4'가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일 양일 동안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착한 생각과 작은 실천'이라는 모토처럼 도심 속 자연을 벗 삼아 무공해 음악으로 공연장을 찾은 이들에게 휴식이 됐으며,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

페스티벌이 열린 장소는 난지한강공원으로 교통편은 다소 불편했다. 그러나 '그린플러그드' 측은 2호선 합정역 부근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해 관객들의 편의에 신경 쓴 모습이었다. 45인승 버스를 넉넉히 준비돼 배차간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린플러그드'는 개최 5주년을 맞아 서울환경연합과 공동으로 사막화 방지 캠페인 '40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행사장 내부에는 환경의식을 북돋게 하는 여러 부스를 마련해 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에게 환경보호의 의미부여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공연장을 비롯한 곳곳에는 전광판을 설치해 지구의 사막화의 심각성을 강조한 '40 프로젝트' 영상을 재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텀블러캠페인도 진행됐다. 텀블러를 소지한 관객은 페스티벌 현장에서 생맥주 한잔 무료 제공, 음료 메뉴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페스티벌 1회 때부터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는 이 캠페인은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무더웠던 날씨 만큼이나 '그린플러그드'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 그린플러그드
무더웠던 날씨 만큼이나 '그린플러그드'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지난달 31일은 때 이른 무더위가 전국을 휩쓸던 날이었다. 완연한 봄날에 음악팬들과 만났던 페스티벌에게는 다소 생소한 날씨였다. '그린플러그드'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한 달 가량 늦춰져 음악팬들과 만났기 때문이었다.

따가운 햇빛이 더해져 갈증을 해소하려 맥주를 마시려는 관객들이 많았다. 맥주를 판매하는 부스에 사람이 몰리며 줄은 길어졌다. 이 때문에 목을 축이려던 관객들의 얼굴에는 지쳐 보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주최 측도 갑자기 더워진 날씨를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행사 중간에는 카드 계산기에 오류가 나며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편의시설의 확충 등 관객을 위한 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해 보였다.

'그린플러그드' 공연장은 MOON&SKY STAGE(젊음의 광장), SUN&EARTH STAGE(잔디마당), WIND STAGE(수변무대)로 나뉘어 있었다. 공연장 이름에서 나타나듯 젊음의 광장과 잔디마당은 두개의 무대가 설치돼 번갈아가며 공연이 이뤄졌다. 한쪽에서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옆에서는 다음 팀이 이어질 무대를 준비했다. 덕분에 공연은 끊기는 순간 없이 말끔하게 무대가 꾸며졌다.

젊음의 광장과 잔디마당을 잇는 길목에는 풋풋한 신인밴드들의 버스킹 무대가 준비돼 있었다. 큰 무대는 아니었으나 길을 따라 걷던 관객들이 잠시 시선을 멈추기엔 충분했다. '11시11분' '달좋은밤' 등 신진 밴드들은 가까이 자리 잡고 앉은 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만의 음악을 만들어갔다. 몇몇 밴드들은 공연 전 관객들에게 자신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눈길을 끌었다.

돗자리를 깔고 앉거나 누워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존'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멀찍이 떨어져 있어도 무대까지 시야는 충분히 확보됐다.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무대 앞으로 나서 스탠딩 공연 혹은 자리에 앉아 관람하는 방법으로 무대와 교감이 가능했다. 그래서인지 페스티벌에는 남성보다는 여성 관객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돗자리를 펴놓고 도시락을 나눠먹는 연인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그린플러그드'를 즐기기 위해선 돗자리와 곧바로 내리쬐는 태양을 피할 양산이 필수품처럼 느껴졌다.

'그린플러그드'에는 도심 속 자연을 느끼는 낭만도 있었다. ⓒ 그린플러그드
'그린플러그드'에는 도심 속 자연을 느끼는 낭만도 있었다. ⓒ 그린플러그드


공연장이 난지한강공원에 위치해 있어 누릴 수 있는 즐거움도 있었다. 시설 내부에 위치한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도로를 따라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으며, 그 길을 쫓다 보면 공연장 뒷부분도 살필 수 있어 흥미로웠다. 또 바로 앞에 한강이 위치해 틈틈이 강바람을 쐬며 휴식하는 것도 '그린플러그드'만이 가진 장점이었다.

음악 페스티벌의 꽃은 역시 음악 그 자체다. 31일 진행된 '그린플러그드'에서는 조문근밴드를 시작으로 예리밴드, 김지수, 타루 등 국내 밴드들이 무게를 더했다. 올해 '그린플러그드'는 국내 밴드만으로 구성된 페스티벌이었다. '국내 아티스트 위주 라인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음악 장르의 다양성 확보와 해외 아티스트를 무리하게 초청해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을 관객에게 전가하는 것을 경계하는 의도가 녹아있는 듯했다.

이날 주요 공연은 김사랑을 시작으로 산이, 피아, 몽니, 강산에, 델리스파이스, 넬 등의 무대였다. 힙합부터 모던록, 뉴메탈 등 장르와 활동 영역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모였다. 공연 시간은 대략 40분으로 정해져 가수 및 밴드들은 자신의 대표곡을 선곡해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를 아티스트를 위해 앙코르 요청에도 공연을 마무리하는 것 또한 인상 깊었다.

31일 공연의 헤드라이너는 넬이었다. '기억을 걷는 시간' '지구가 태양을 네 번' 등 관객들의 마음을 적시는 곡을 가장 먼저 택했다. 이어 'Stay' 무대에서는 보컬 김종완이 스탠딩석 바로 앞까지 나서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겨주며 함께 노래를 불러 한밤의 무대를 더욱 뜨겁게 했다. 넬의 풍성하고 거친 기타 사운드가 공연장을 가득 메운 연주곡에서는 관객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들썩였다.

회를 거듭할수록 점차 성장하고 있는 '그린플러그드'.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있었지만 굳이 많은 체력을 쏟지 않아도 천천히 음악을 음미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었다. 내년 봄에 다시 만날 '그린플러그드'에 기대가 모아진다.

31일 마지막 공연의 주인공은 넬이었고 관객들은 환호했다. ⓒ 그린플러그드
31일 마지막 공연의 주인공은 넬이었고 관객들은 환호했다. ⓒ 그린플러그드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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