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롯데 장원준에게 오른손 타자는 더 쉬운 상대다. 9일 마산 NC전 역시 장원준의 우타자 상대 강점이 한껏 드러난 경기였다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오른손 타자의 전면 배치는 오히려 고마운 일이었다. 롯데 좌완 장원준이 9일 NC전에서 '오른손 타자 잡는 왼손 투수'의 무서움을 보여줬다.
NC는 이날 장원준을 의식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큰 변화는 없었지만 타순에 변화를 주면서 오른손 타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모창민이 이종욱에 이어 2번타자로 출전했고, 2루수로는 왼손 타자 박민우 대신 지석훈이 나왔다.
장원준이 1군에서 NC를 상대한 것은 이날 경기가 처음이다. 경찰청 소속이던 지난 2년 동안은 2군에서 NC를 만났다. 3월 시범경기에서는 한 차례 구원 등판해 4이닝 5탈삼진 '퍼펙트'로 호투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우리도 좋은 왼손 투수를 많이 상대해봤다"며 장원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다짐했다. NC는 올 시즌 오른손 선발을 상대로 11승 6패(0.647), 왼손 선발 상대로 8승 7패(0.533)를 기록했다.
문제는 장원준이 '오른손 타자에 강한' 왼손 투수라는 점이었다. 앞서 열린 6경기에서 장원준은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 3할 4푼 3리,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 4푼 8리를 나타냈다. 오른손 타자에게 더 강한 왼손 투수였다. NC전 역시 이 경향이 이어졌다. 피안타 4개 가운데 1개만이 오른손 타자로부터 나왔다.
오른손 타자 상대로 던진 몸쪽 승부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장원준은 2회까지 아웃카운트 6개 가운데 4개를 삼진으로 장식했는데, 모두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잡아냈다. 1회 모창민을 제외하면 모두 몸쪽 공이었다.
장원준은 2회부터 7회까지 6이닝 연속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8회 2사까지 22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하면서 탈삼진도 꾸준히 쌓아갔다. 7회까지 탈삼진 10개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새로 썼다. 7회 나성범을 제외하면 상대는 모두 우타자(모창민2 이호준3 권희동2 손시헌 지석훈)였다.
경기 중반 이후에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결정구로 사용했다. 장원준은 이날 총 120구를 던졌는데, 직구가 54구로 가장 많았고 체인지업(24구)과 슬라이더(23구)가 그 뒤를 이었다. 커브도 19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 최저 구속은 141km였다.
8회 2사 이후 지석훈에게 안타, 김태군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종욱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한 점은 아쉬웠다. 그러나 8회 2사까지 장원준은 '언히터블'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줬다. 롯데는 연장 10회 나온 전준우의 결승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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