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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그래도 '외인 트리오' 때문에 웃는다

기사입력 2014.05.04 07:33 / 기사수정 2014.05.03 20:43

나유리 기자
자신의 역할을 200% 소화해주고 있는 KIA의 외인 트리오, 왼쪽부터 브렛 필-하이로 어센시오-데니스 홀튼 ⓒ 엑스포츠뉴스DB
자신의 역할을 200% 소화해주고 있는 KIA의 외인 트리오, 왼쪽부터 브렛 필-하이로 어센시오-데니스 홀튼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험난한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KIA 타이거즈, 그래도 외국인 선수 3인방 덕분에 웃는다.

올 시즌부터 KBO의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이 바뀌면서 우려와 기대를 한꺼번에 받았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팀 성적과 리그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KIA 역시 그렇다.

KIA는 지난 시즌 함께 했던 헨리 소사, 듀웨인 빌로우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대신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던 하이로 어센시오와 브렛 필, 일본 퍼시픽리그 다승왕 출신 데니스 홀튼을 영입하며 선발 1명, 마무리 1명, 타자 1명으로 외국인 트리오를 꾸렸다. 보통 선발 2명, 타자 1명으로 보유 규정을 채운 타 구단들보다 색다른 선택이었지만, 지나치게 불안한 뒷문을 보강하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시즌 개막 한달이 지난 지금, 결과부터 말하면 KIA의 선택은 '베스트'였다. 셋 중 가장 좋은 출발을 한 선수는 홀튼이다. 홀튼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팔을 달군 뒤 시즌 개막 직후 2연승을 내달렸다. 16일 한화전에서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그 1경기가 홀튼이 가진 안정감까지 흔들지는 않았다. 

일본에서 6년간 뛰었던 경험이 초반부터 빛을 발하고 있다. 칼같은 제구를 앞세워 구석구석 찔러넣는 홀튼의 공은 타 팀 선수들도 "치기가 정말 까다롭다"고 혀를 내두른다. 더욱이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가 돋보인다. 홀튼은 7경기에서 평균 6이닝 이상 소화해주고 있다. 2이닝만에 물러난 한화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6이닝, 7이닝 이상을 꼬박꼬박 책임졌다. 불펜이 약한 KIA의 선발 투수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이기도 하다.

세이브에 성공한뒤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선동열 감독(왼쪽)과 어센시오 ⓒ 엑스포츠뉴스DB
세이브에 성공한뒤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선동열 감독(왼쪽)과 어센시오 ⓒ 엑스포츠뉴스DB

 
반면 어센시오와 필은 시범 경기에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어센시오의 경우 7경기 7이닝 1패 2세이브로 오락가락하는 피칭을 펼쳤다. 직구 스피드는 일품이었지만 주무기인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가 먹히지 않으며 애를 먹었다. 

그러나 막상 정규 시즌이 시작되자 '소방수'다운 안정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두산전(1이닝 3실점 1자책) 외에는 실점 없이 1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0.96을 마크하고 있다. 남미 출신인 만큼 날씨가 더워질 수록 어센시오의 진가가 발휘될 확률이 높다.

필도 마찬가지다. 시범경기에서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던 필은 시즌 개막과 함께 완전히 '필' 받은 모습이다. 선동열 감독은 개막 직전 한화와의 연습 경기를 필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당시 필은 9회말 한화 송창식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시범경기 내내 "필이 바가지 안타라도 쳐야 할텐데…"라며 걱정하던 선동열 감독은 "만루홈런 이후 필이 완전히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며 웃었다.

현재 필은 KIA 타자들 중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3명 보유, 2명 출전' 규정에 따라 홀튼이 선발인 날에는 필이 선발 출전하지 않는다. 마무리 어센시오가 등판해야할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필은 "홀튼와 어센시오가 함께 경기에 나간다면 팀에게 좋은 일이니 괜찮다.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덕아웃에서 상대팀 투수의 패턴을 연구하며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초긍정 에너지'를 발휘했지만, KIA로서는 그 점이 가장 아쉽다.

4일 경기전까지 KIA는 시즌 11승 15패로 승률 4할2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즌 초반이니만큼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한 선수들이 복귀한다면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외인 트리오'의 꾸준한 활약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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