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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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유아인을 빛낸 숨겨진 공신이 있었다

기사입력 2014.04.23 13:26

김승현 기자
유아인 대역을 맡고 있는 송영민 피아니스트 ⓒ JTBC
유아인 대역을 맡고 있는 송영민 피아니스트 ⓒ JTBC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피아노에 소질을 보이는 유아인 뒤에는 송영민 피아니스트의 땀방울이 있었다.

JTBC 월화드라마 '밀회'에서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 역을 맡고 있는 유아인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높다. 음악 관계자들조차 인정하는 유아인의 천재적인 피아노 연기 뒤에는 남모르게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송영민 피아니스트의 노력도 일정 부분 뒷받침하고 있었다.

단순히 배우 유아인의 피아노 대역만 할 것이라는 편견은 인터뷰를 통해 여지없이 깨졌다. 송영민 피아니스트는 유아인, 아니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로 분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던 것. 이에 '밀회' 측은 드라마 속 클래식 음악의 숨겨진 주인공인 송영민 피아니스트를 만나보았다.

Q. 드라마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아는 지인을 통해서 피아니스트가 나오는 드라마라며 오디션 요청이 들어왔다. 클래식 슈퍼바이저 김소형 피아니스트에 의하면 대역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에 남자 배우와 어느 정도 비슷해 보이는 외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피아노 실력이 가장 중요했다고 들었다.

Q. 본인은 원래 어떤 스타일의 피아니스트였는지. 그런 부분이 작품에 반영되는지. 아니면 자기 자신의 원래 스타일을 완전 버리고 온전히 이선재 스타일로 치시는지.

나의 스타일을 완전히 내려놓고 이선재라는 캐릭터에 맞췄다. 선재가 되어, 선재의 감정으로, 선재의 스타일로 연주를 하게 되니까 온전히 연기를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나의 원래 스타일은 손의 모양을 곡선을 그리는 모션을 하거나 모든 소리를 둥글게 둥글게 하는 걸 좋아하는데 선재는 나와 다르게 강한 스타일이어서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내가 곡을 연습해 오면 김소형 피아니스트가 '선재라면 이런 식으로 할거야'라고 체크해준다. 그러면 또 다시 연습을 한다. 이를테면 김소형 피아니스트가 감독, 내가 배우의 역할이다. 이제 이렇게 연습을 오래하니 어느새 선재 스타일이 몸에 배어 나도 모르게 선재 스타일로 연주하게 돼 놀란 적이 있다.

Q. 대역 피아니스트로서 힘들었던 점은?

이전까지 이렇게 많은 곡을 짧은 시간(2~3일)안에 완성해서 현장에서 라이브로 연주해본 경험이 없다. 사람들 많은 데서 NG없이 해내야 하고 이 연주가 그대로 동시 녹음돼서 TV에 나간다고 생각하면 정말 떨린다. 그리고 공연장처럼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은 공간에서 좋은 소리를 내야 하는 점도 힘들다.

또한 준비를 할 때도, 김소형 피아니스트가 혹시 모를 대안 곡까지 해서 몇 곡을 선정해 오면 연습을 통해 선재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배우들이 더 촬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리얼리티를 위해서, 선재네 집은 피아노가 낡았기 때문에 소리도 그렇게 좋은 소리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까지 다 고려한다.

일부러 실수를 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허접 트릴'(트릴은 악보에 쓰여진 음과 그 2도 위의 음의 빠른 연속적인 반복을 일컫는 것으로 '밀회' 5부에서 선재의 오른손 트릴이 고르지 못한 걸 혜원(김희애 분)이 '허접 트릴'이라고 장난스럽게 지적한 적이 있다)도 자연스럽게 틀리기 위해 엄청 연습을 했다(웃음).

Q. 드라마 속에서 가장 힘들었던 곡이나 가장 좋았던 곡은?

'베토벤 열정 3악장'이 가장 힘들면서도 좋았다. 선재 대역 오디션 곡이 베토벤 열정 3악장이었다. 그런데 내가 이제까지 쳐왔던 피아노 레퍼토리에는 없던 곡이었다. 오디션 이틀 전에 오디션 보자는 연락을 받아서 새벽 5시까지 연습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반면에 이 곡을 결국엔 소화해냈다는 카타르시스를 느껴서 제일 좋은 곡이기도 했다.

Q. 이선재는 천재적 능력을 지닌 피아니스트다. 그러한 부분을 표현함에 있어 실제 연주자로서 힘들지는 않았는지.

실제 내 스타일은 선재 같은 천재와는 완전 반대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타고난 천재보다는 성실한 노력파에 가깝다. 하루에 평균 8~9시간 이상 매일매일 연습해서 한 곡을 무대에 올리는 스타일이다. 이러한 꾸준한 성실성을 가진 것도 또 다른 면에서는 천재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선재처럼 번뜩이는 테크닉을 가진 천재성과는 상반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선재처럼 치기 위해 무척 많은 노력을 했다. 한편으로는, 선재는 힘든 환경에서 피아노를 쳐왔기 때문에 기본적인 감수성에 슬픔이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아주 힘들게 피아노를 쳐왔기 때문에 그러한 감수성은 비슷할 수 있다고도 본다.

Q. 피아니스트, 대역 피아니스트 중 어느 쪽이 힘든지?

대역 피아니스트가 힘들다. 그냥 피아니스트는 무대에서 실수하면 다 내 몫이니까 나 스스로만 책임지면 된다. 반면에 대역 피아니스트는, 이선재 역을 맡고 있는 배우 유아인, 현장 라이브로 NG를 최소화해야 하는 부분, 그리고 TV를 통해 시청자들이 보고 있는 것까지 모두 생각해야 해서 실수에 대한 압박감이 매우 크다. 나 자신이라 할 수 있는 내 음악을 라이브로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느낌이라서 부담감이 무척 크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이 드라마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니 거기에 따른 희열감도 매우 크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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