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전남 드래곤즈가 스테보 효과에 개막전부터 활짝 웃었다.
하석주 감독이 이끈 전남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서울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던 전남이다. 최근 서울전 5연패이자 서울 원정 4연패의 수렁이었다. 오죽하면 하 감독이 "우리 선수들이 서울과 경기하면 주눅이 든다"고 하소연을 할 정도였다.
그랬던 전남이 달라졌다. 서울과 치고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단순한 기싸움이 아니었다. 경기 시작 휘슬과 함께 전남은 서울에 맞불을 놓았고 오히려 주도권을 쥐고 흔들면서 승리까지 따냈다.
공수가 안정됐다. 특히 공격에서 한결 짜임새가 생겼다. 지난해 심동운과 이종호 등 어린 공격진은 속도와 패기가 있었지만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은 부족했다.
그래서 데려온 이가 스테보다. 2007년부터 K리그를 경험한 스테보를 영입했다. 한국축구 정서를 확실하게 아는 스테보의 존재는 떨어지던 공격진의 문제점을 개선했다.
물론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스테보가 앞서 수원 삼성에서 염기훈과 서정진 등 정상급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던 탓인지 동계훈련 내내 부정확한 크로스와 패스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 감독은 그런 스테보를 잘 타일렀고 전남에 맞는 역할을 부여했다. 스코어러보다 상대에 압박을 주는 카드로 전환했다. 많이 뛰고 헌신적인 스테보의 플레이 스타일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예상대로였다. 스테보는 장기를 서울전에서 그대로 발휘했다. 수원 시절부터 서울을 괴롭혔던 스테보는 이날도 어김없이 상대 스리백을 압박했고 중앙과 측면, 2선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냈다.
하 감독은 "사실 스테보가 동계훈련에서 넣은 골은 3골에 불과하다. 그러나 스테보의 존재로 팀 공격이 살아난다"면서 "상대방은 스테보에 대해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저절로 스테보로 인해 기회가 만들어진다. 스테보가 있어 김영우와 이종호의 득점이 늘어났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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