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 VS 학부모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부모 VS 학부모'에서 암담한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 희망을 제시한다.
19일 방송되는 SBS 신년특집 3부작 다큐멘터리 '부모 VS 학부모' 3부 '부모의 자격' 편에서는 사교육 1번지 강남구 대치동에서 시도하는 6개월의 대장정, 신개념 부모교육 프로젝트 '기적의 카페'를 공개한다.
사교육이 장악한 대한민국 초중등교육에서 부모는 교육을 소비하는 첫 번째 의사결정권자다. 과도한 입시경쟁을 해결하려는 정부와 시민들의 노력은 오랫동안 계속됐지만 상위권 학생들을 확보해서 서열구조를 유지하려는 대학과 부모의 불안을 자극해 수익을 높이려는 사교육업체에 주도권을 뺏겼고 부모들은 각자도생, 무한경쟁으로 사교육에 의존해 자녀를 입시경쟁에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많은 아이들이 죽어가고 병들고 있다. 부모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지, 사회와 제도가 바뀌는 것이 중요하지만 부모들의 변화를 통해 아이들을 살리고 건강하게 살아갈 힘을 길러줄 수는 없는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본다.
'부모 VS 학부모'는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인해 한국 사회와 가정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심도 있게 취재,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한국의 교육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주체가 부모라는 관점에서 자녀의 학습노동 감시자로 전락한 부모의 변화를 가져올 실마리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것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무엇이 보다 미래지향적인 교육인지에 대한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진다.
핀란드 엄마도 한국 엄마도 아이 가르치는 욕심은 마찬가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국교육의 문제를 '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육정책에 있어서 정작 그가 시도한 것은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는 것으로 이미 존재하던 대학서열화에 더해 수직적인 고교서열화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부모들이 더 일찍부터 자녀들의 학력경쟁에 나서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협력적이며 배움 중심의 교육을 실시하면서도 국가간 학업성취도 평가인 PISA 테스트에서 높은 성적을 내 온 핀란드의 부모들은 한국의 부모들과 달리 자녀를 더 가르치려는 욕심이 없을까.
핀란드의 부모들 역시 한국의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기를 원했고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교육제도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다 보니 부모들은 하고 싶어도 자녀의 학업에 관여할 수 없게 되어있다.
핀란드 부모들의 욕망이 자녀의 학업에 개입할 여지는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으며 예체능영역처럼 사적인 선택에 달린 부분에서만 부모가 관여할 수 있었다.
경쟁은 자존감과 내적동기를 무너뜨린다
교육방식의 근본적인 차이는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평가에 있었다. 표준화된 시험이 강조될수록, 객관식 평가가 우선할수록, 절대평가보다 상대평가가 우선할수록 교사의 수업 내용과 무관하게 사교육이 개입할 여지는 더 커지고 학생 개개인의 배움보다는 수량화된 점수와 순위가 강조된다.
한국은 PISA에서 최상위를 지키고 있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PISA에 참여하는 다른 모든 나라들의 학생들보다 불행하다 느끼며 심각하게 자발적인 동기가 무너져있다. 핀란드의 부모들이 학업에 개입할 수 없는 이유는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평가가 교사의 수업내용과 학생들 개개인의 배움을 근거로 이뤄지기 때문이었다.
변별력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간의 순위를 정해 서열화된 대학 순서에 맞춰서 학생들을 배열하는 것에 교육과 평가의 근본적인 목적이 있는 한, 한국의 교육현실은 어떤 제도적 변화를 시도해도 개선될 수 없다.
미국에서는 교육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표준화된 시험을 통해 학교를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교사를 해고하고 학교를 폐쇄하는 일련의 시도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시도에는 거대 교육기업과 월 스트리트의 자본이 교육에도 효율성을 도입한다는 명목으로 개입하고 있는데,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이에 반발해 공교육을 지키는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과 핀란드 현지 취재를 통해 경쟁이 학생들의 자존감과 내적동기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해보고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평가방식 변화 프로젝트, 성적과 석차가 없는 행복한 성적표 '성장편지'
경기도를 중심으로 몇 개의 지역 교육청이 최근 시도하고 있는 혁신교육은 일부의 폄하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수업과 평가부문에 있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안양 '부림 중학교'의 3학년 3반 34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성적과 석차를 없앤 새로운 성적표를 도입하는 시도를 해본다.
그것을 통해 한 학기 동안 아이들과 학부모의 변화를 관찰하고, 학생 학교 학부모가 함께 교육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19일 밤 11시 15분 방송.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부모 VS 학부모 ⓒ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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