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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외국인타자, 알드리지는 왜 실패했을까

기사입력 2014.01.16 00:11 / 기사수정 2014.01.16 00:35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2011년 이후 한국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타자는 명맥을 감췄다. 가장 큰 이유는 투수에 비해 성공 가능성이 작았기 때문이다. 2011년 한국에서 봄을 맞이했던 라이언 가코(전 삼성)와 코리 알드리지(전 넥센)는 모두 재계약에 실패했다. 알드리지는 끝까지 팀과 함께했지만 가코는 시즌 중 퇴출당했다. 대체 선수로 돌아온 카림 가르시아(전 롯데-한화)도 재계약 의지를 보였지만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

2011년 한 시즌을 온전히 한국에서 보낸 외국인 타자는 알드리지뿐이었다. 알드리지가 한국에 오기 전 트리플A에서의 성적은 타율 3할 1푼 8리, OPS 0.923이었다. 볼넷/삼진 비율은 0.42(35/83)로 좋지 않았지만 '한 방'이 있는 타자였다. 당연히 기대도 컸다. 

트리플A 기록은 한국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알드리지는 2011시즌 117경기에서 홈런 20개를 때려냈지만 타율(0.237)과 OPS(출루율+장타율, 0.766)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삼진 139개로 독보적인 '삼진왕'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2010년 트리플A에서 23.0타수당 1개꼴로 나오던 홈런은 한국에서 20.7타수당 1개꼴로 비율이 높아졌지만 타율이 영 좋지 않았다.  

볼넷/삼진 비율은 0.42(59/139)로 2010년과 비슷했다. 선구안에 갑자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의미. 대신 삼진 비율이 높아졌다. 2010년 트리플A에서 3.60타수당 하나 꼴로 나왔던 삼진이 2011년 한국에서는 2.98타수당 한 번씩 나왔다.

삼진이 많아서 성적이 나빠졌을까. 삼진이 늘어난 것 이상으로 타율이 크게 낮아졌다. 단순히 삼진이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인플레이된 타구의 타율(BABIP)에서 큰 차이가 났다. 그저 '삼진이 많아서' 기록이 나빠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인플레이 타구 타율을 구하는 공식은 "(안타-홈런) / (타수-홈런-삼진+희생플라이)"이다. 홈런과 삼진을 제외한 나머지 상황, 즉 인플레이된 타구가 안타로 이어질 확률을 구하는 공식이다. BABIP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중, 타자의 발 빠르기, 낙구 지점 분포도 등이 있다. 여기에 '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알드리지는 2009년과 2010년 트리플A에서 BABIP 3할 6푼, 3할 9푼 8리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뛴 2011시즌 BABIP는 3할이었다. 자연스럽게 타율도 떨어졌다. 더불어 알드리지가 트리플A에서 기록한 통산 BABIP는 3할 5푼 3리였다. 2009, 2010시즌 기록은(여러 가지 이유로) 실제 능력보다 잘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종합해보면, 알드리지의 2010시즌 기록이 자신의 평소 기량보다 잘 나왔으며 2011시즌 한국에서의 기록은 평소 기량에도 못 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소한 2할 3푼에 머물 타자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한편 알드리지는 한국에서 뛰던 당시 어깨 부상을 안고 있었다. 부상 여부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외국인선수 보유가 2인에서 3인으로 확대되면서 모든 구단이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빼어난 성적을 보여준 이들이 있는 반면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뛰던 이들도 있다. '야구 기계'가 아니기에 이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얼마나 잘 해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성공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이 성공 가능성은 이미 선수들의 과거에 조금씩 새겨져 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코리 알드리지 ⓒ 엑스포츠뉴스 DB]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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