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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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드라마 결산①] 주인공보다 더 빛난 희대의 악역들

기사입력 2013.12.25 13:27 / 기사수정 2013.12.25 22:20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악역들이 종횡 무진할수록 드라마는 더욱 더 흥미롭고, 더욱 더 생생하게 살아난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악역은 선한 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주는 주변부에 머물거나, 드라마에 맛을 더하는 '감초'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악역 캐릭터들이 여럿 탄생하면서 이런 인식이 바뀌고 있다. 때로는 주인공보다 더 빛나는 존재감을 자랑하는 악역들이 탄생하기도 한다.

 2013년, 섬찟한데도 왠지 끌릴 수밖에 없었던 희대의 악역에는 누가 있었을까?



◆ '너의 목소리가 들려' 민준국, '연말에 상 안 주면 가만 안 둘거야~'

안방극장에 신드롬급 열풍을 일으킨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에서 수하&혜성 커플만큼 인기의 일등공신이었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민준국(정웅인 분)이다.

민준국은 박수하(이종석)의 아버지를 교통사고 과실치사로 위장해 죽이고, 장혜성(이보영)의 어머니까지 폭행과 방화로 해한 인물이다.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범 민준국은 정웅인의 흡입력 있는 연기와 실감나는 표정 덕에 입체적인 캐릭터로 태어났다. '~하면 죽일 거다'라는 살 떨리는 그의 대사는 온라인상에서 각종 패러디 영상과 대사를 낳으며 인기를 끌었다.



◆ '야왕' 주다해, 악녀를 넘어선 사이코패스 '살인도 눈 꿈쩍 안 해'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딸과 남편 하류(권상우)도 버렸다. 자신을 위해 희생한 남자를 배신하는 것을 넘어 사람을 죽이는 일도 서슴없이 저질렀다.

하류부터 백도훈, 대통령 후보 석태인(정호빈)까지 화려한 남성편력을 자랑하고 살인에도 눈 꿈쩍 하지 않은 SBS '야왕' 주다해는 악행의 끝을 보여줬다.

주다해 역을 맡은 수애는 선한 얼굴과는 180도 다른 성격의 악역을 연기하며 사이코패스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드라마는 막장으로 치달았지만 수애의 신들린 연기만큼은 시청자에게 끝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 '구가의서' 조관웅, '끝까지 파렴치한 이 남자…악역 끝판왕'

MBC '구가의 서'의 조관웅(이성재)을 빼고 악역을 논할 순 없다. 조관웅은 힘없고 가난한 통인의 아들로 태어나 무시 받다 무과에 통과한 뒤 성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짓밟는 물불 안 가린 원흉이다.

마지막회에서도 끝까지 반성의 기미라곤 없었던 조관웅은 극중 유일한 악역으로서 안방의 분노 지수를 높였다. 이성재는 명품 악인 연기를 펼치며 조관웅에게 완벽하게 빙의했다. 수지와 이승기 등 젊은 배우들 사이에서 무게감과 중심을 잡으며 극 전개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 '백년의 유산' 방영자, '시월드도 이런 시월드가 없다'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한 MBC '백년의 유산'은 막장 시월드의 끝을 보여준 드라마였다. 주인공 채원(유진)의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막장 시어머니다.

며느리의 조건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는가하면 심지어 정신병원에 가두기까지 한다. 며느리로 들이기 위해 온 정성을 다한 재벌집 딸 홍주(심이영)가 혼외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매정하게 내친다.

악독한 방영자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방영자를 연기한 박원숙은 보는 이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표독스러운 표정과 날카로운 목소리, 독기 품은 눈빛으로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2013 MBC 연기대상의 강력한 대상 후보인 그가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될지 기대해 볼 만하다.



◆ '투윅스' 문일석,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와'

극본, 연기, 연출까지 시청률 빼고 다 가진 MBC 드라마 '투윅스'에도 절대 악인이 있었다.

강북 최대 조직의 보스로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는 뿌리까지 뽑아버리는 문일석(조민기)은 주인공 장태산(이준기)을 끈질기게 괴롭힌 빈틈없는 사람이었다.

극 전개에 확실한 갈등구조를 형성한 문일석 역의 조민기는 중년 연기파 배우다운 카리스마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악인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 '비밀' 안도훈, '시청자 혈압 오르게 한 나쁜 남자'

KBS 2TV '비밀'의 악역 안도훈(배수빈)은 이유 있는 악인이었다. 가난한 법대생으로 태어나 권력에 대한 집착으로 강유정(황정음)을 이용하고 버렸다. 다정한 성격에 외모까지 멋진 남자였지만 권력 때문에 감춰뒀던 비열한 욕망을 서서히 드러냈다.

강유정과의 대립을 통해 사람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안도훈은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SBS '49일' 이후 두 번째 악역을 맡은 배수빈은 광기 어린 연기로 '안조커' 안도훈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연민을 주면서도 동정할 수 없는 악한 캐릭터를 완성한 그는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정웅인, 수애, 이성재, 박원숙, 조민기, 배수빈 ⓒ 엑스포츠뉴스DB, MBC, KBS, SBS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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