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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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오로라공주' 누구를 위한 해피엔딩인가①

기사입력 2013.12.21 03:10 / 기사수정 2013.12.23 13:30

정희서 기자


▲ '오로라공주'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오로라공주'가 가족 간의 화해를 그리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단 한 회 만에 이뤄진 급작스럽고 작위적인 해피엔딩은 시청자에게 허탈감을 남겼다.

21일 방송된 MBC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 마지막회에서는 오로라(전소민 분)의 아기아빠의 정체가 마마(오창석)가 아닌 설설희(서하준)로 밝혀졌다.

이날 황시몽(김보연)은 황마마의 머리카락을 건네며 오로라의 아기아빠가 설설희가 아닌 동생 황마마일 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로라가 건넨 유전자검사 결과에는 설설희와 설무빈의 유전자가 일치한다고 적혀 있었다.

황마마의 아들이라 확신하던 황시몽은 충격을 받고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황미몽(박해미)은 오로라를 찾아가 가끔씩이라도 무빈을 만나게 해달라며 간청했다. 이에 설설희는 "형님한테 은혜 갚을 기회라고 생각한다. 무빈이가 형님 닮은 것도 그렇고, 형님과 형동생하기로 했으니까 따지고 보면 그분들도 나한테 누님이고, 무빈이한테 고모다"라는 성인군자 같은 말을 하며 원수에 가깝던 황마마 가족에게 마음을 열었다.

이후 오로라는 황마마의 누나들을 아들 설무빈의 고모로 인정했고 시몽은 눈물을 흘리며 오로라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오로라의 시댁까지 들어가 오로라의 아들을 납치하려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였던 황시몽(김보연)이 친자확인 이후 로라와 설희의 아들을 자식처럼 여긴다는 전개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또한 로라가 세 누나들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무빈의 고모로 받아들이는 모습 역시 행복한 결말을 맞기 위해 억지스러운 스토리를 택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앞서 황마마의 누나들은 황마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오로라에게 '네가 동생을 죽였다'며 머리채를 잡는 등 끝까지 로라에게 매몰차게 대했다. 시월드의 끝을 보여줬던 이들이 로라와 설설희의 자식을 친조카처럼 여긴다는 설정이 황당하다.



압권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황마마의 유작이 상을 타게 됐고, 시몽과 가족들은 대리 수상을 위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후 단체사진을 찍는 장면 그려졌고 우빈의 어깨 위로 하나의 손이 올라왔다. 그 정체는 죽은 황마마였다. 황마마 누나를 비롯해 오로라와 설설희가 황마마를 바라보고 미소를 짓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끝이 났다. 로라와 누나들의 화합이 이루어진 장소에서 황마마가 재등장한 것은 감동을 선사할 수도 있었지만 이는 '오로라공주'였기에 섬뜩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오로라공주'는 그동안 주요 출연진의 갑작스런 하차와 상식 밖의 설정들로 끊임 없는 잡음이 흘러나왔다. 종영을 코앞에 놔두고도 오로라의 아들 설우빈의 아버지가 누구냐라는 문제로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을 예고했다. 이는 조연 배우들의 어이없는 죽음과 각종 엽기대사도 모자라 마지막 카드로 '출생의 비밀'까지 던진 셈이었다.

"한 여자의 사랑방식을 통해, 계급과 재산이 아닌 이 시대 사랑의 장애가 어디서 오는지 들여다보고,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는지 보여줄 것"이라는 초반 기획의도는 온데 간데 없이 드라마는 끝을 향할 수록 방향을 잃고 갈지자를 걸었다.

똑부러진 여성이었던 오로라는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줏대 없는 여자가 됐고, 주인공 황마마 역시 누나들 말에 휘둘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불치병에 걸린 아내의 새남편을 병간호하는 우스운 남자로 전락했다. 또한 누나들의 동생을 향한 과도한 집착과 부부관계에 대한 노골적인 대화들은 상식을 넘어선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방송 종료 전 10분 만에 이뤄진 해피엔딩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사지 못했다. 종잡을 수 없었던 149회 전개들이 단 한 회만에 진부한 결말로 마무리된 셈이다. 디테일한 설정과 개연성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막장의 끝은 허무 그 자체였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오로라공주 ⓒ MBC 방송화면]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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