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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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우 "'겨울연가'는 꼬리표 아닌 행운의 작품" (인터뷰)

기사입력 2013.12.04 10:00 / 기사수정 2013.12.04 00:57

김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고운 외모와 청순한 이미지의 대명사, 여배우 최지우가 '수상한 가정부'를 통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는 어느 정도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된 듯 하다. 이제 최지우를 보면 자연스럽게 '복녀님'이라는 말이 입에 맴도니 말이다.

최지우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감정 없이 로봇처럼 말하고, 못하는 게 없이 다재다능했던 '박복녀'로 분한 최지우는 확실히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지우가 그저 '청순하기만 한' 여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아직 3시간 이상 숙면이 힘들어요. '수상한 가정부' 촬영을 하는 네 달 동안 거의 잠을 못 잤어요. 끝날 무렵에 좋은 기사가 많이 나와서 기분 좋고 유쾌하게 마무리 했어요. 특히 저에 대한 기사들이 좋게 나온 것 같아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최종회가 두자릿수를 기록해 다행이라는 기분이 들었어요."

'수상한 가정부'는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물로 극 초반 한국 정서와 맞지 않아 혹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극중 웃지 않는 복녀, 바람난 남편 은상철(이성재 분)에 자살한 엄마를 둔 4남매, 복녀의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고 그녀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며 사랑이라 우겼던 장도형(송종호). 참으로 위험한 등장 인물들이 아닐 수 없었다.

"'복녀'는 극단적이에요. 풀어서 해결할 수도 있지만 그 점이 1부부터 이어온 복녀의 캐릭터였어요. 처음에는 캐릭터를 잡는 게 힘들었어요. 말투, 목소리, 표정, 눈빛 등이 잡히면 뒤에는 풀어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제가 평소에 딱딱한 말투를 쓰는 사람도 아니었고, 액션이 좋지도 않아서 이 역할은 약점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사 연습도 많이 했고,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했죠. '명령입니까'라는 대사도 그렇게 해서 탄생했어요."

언뜻 복녀를 보면 아무 감정이 없기 때문에 웃지 않는 듯 해보이지만 사실은 복녀 만큼 복잡한 인물도 없었다. 드러내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 속을 알기가 더 힘들었다.

"복녀는 전체적으로 무표정 리액션이 많았어요. 무표정이지만, 그 안에도 표정이 있어요. 대본 속 지문에는 의문스러운 눈빛, 한심하다는 눈빛, 싸늘한 눈빛이라고 표현이 되어있었죠. 표정은 무표정이되 눈빛에 감정을 담아내야 했어요. 또, 눈을 깜빡거리지 않으려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또한 극중 복녀는 항상 같은 회색 패딩점퍼에 모자를 쓰고 뭐든지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다닌다. 여배우에게는 작품을 통해 입은 옷이나 착용한 액세서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때도 있다. 그간의 작품에서 최지우에게 패션과 이미지는 여배우로서 무시할 수 없던 것이었다.

"'수상한 가정부'를 선택할 때부터 여배우로서의 예쁨은 포기했어요. 예쁘지도 않은 패딩점퍼를 네 달 동안 입었는데 점점 그게 좋더라고요. 모자를 벗으면 왠지 불안하기도 하고. (웃음) 처음에는 '수상한 가정부'라는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우려의 시선이 많았어요. 원작이 워낙 잘 되기도 했고,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직장의 신'이나 '여왕의 교실'이 이미 방영된 후라 뒷배를 탄 느낌이기도 했죠. 하지만 '미타(가정부 미타의 주인공)'가 아닌 '복녀'를 탄생시킬 자신이 있었고, '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걱정을 하지'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연기 경력이 20년 가까이 되는 최지우에게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린 작품들과 별 호응을 얻지 못한 작품도 있었다.

"소위 말하는 '대박 치는 작품'에 대해 전혀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꼭 '대박'을 터트려야겠다는 생각을 꼭 하는 건 아니에요. 마니아 층이 두터운 작품을 하고 싶어요. 사극에 대한 욕심도 있고요. 어른들의 전통 멜로도 다시 해보고 싶어요."

대표적인 대박 작품으로는 그녀를 일본의 '히메'로 만들어준 드라마 '겨울연가'이다. 지난 2002년 방영된 '겨울연가'는 벌써 10년이 훌쩍 지난 작품이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최지우에게 물었다.

"처음엔 '겨울연가'가 꼬리표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다시 되짚어보면 교만이고 자만인 것 같아요. 그러한 작품을 하게 되는 게 쉽게 다가오는 행운이 아니잖아요. 그런 행운이 왔다는 건 굉장히 감사할 일이고, 배우에게 대표작이 있다는 것은 자부심을 가질 일인 것 같아요."

오랜 연예계 생활에서도 최지우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는 결코 좁지 않았다. 오래된 만큼 최지우에게는 후배 여배우에 대한 견제도 없다.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면 스스로에게 피곤한 일이라는 것을 안 것이다.

"2, 30대 때는 급급하고 촉박하게 연기를 했어요. 내 것도 하기 바빴죠. 하지만 이제는 상대방이 하는 것도 보게 되고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도 달라지더라고요. 예전에는 NG를 내는 것에 대해 겁을 먹고 두려워했지만 이제는 당황하지도, 위축되지도 않아요. 스스로 조이는 게 없어지고 여유롭게 변했어요."

여배우로서 살아온 최지우에게는 이제 '결혼'에 대한 질문이 익숙하다. 결혼과 사랑은 같아야 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대답했다.

"사랑을 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어려워요. 결혼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결혼, 물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걸 유지하는 게 더 신중해졌어요. (이상형은)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나이에 상관 없이 친구같이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어야 해요."

'수상한 가정부'를 통해 연기에 대해 조금 더 깊어진 배우 최지우는 다음 작품으로 빠른 시일 내에 팬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좀 더 깊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력과 눈빛이 깊은 배우요. 왜 대중들은 여배우의 늘어가는 주름을 보잖아요. 그것보다 그 배우가 가진 연기의 깊이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최지우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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