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13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는 한 마디로 '박인비로 시작해 박인비로 막을 내린' 시즌이었다.
박인비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마지막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단독 5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올 시즌 상금 245만6619달러를 벌어들였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229만6106달러)과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193만8868달러)의 추격을 제치며 2년 연속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줬다.
또한 한국 골퍼 최초로 LPGA 올해의 선수에 등극했다. 상반기에는 3연속 메이저대회(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를 차례로 정복하는 성과를 올렸다. 모든 대회는 포커스는 박인비에 맞춰졌다. 박인비 스스로도 "더는 바랄 게 없는 시즌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박인비는 시즌 첫 출전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4월에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2008년 US여자오픈 이후 5년 만에 메이저퀸에 등극했다. 4월15일 생애 첫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그는 무려 32주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10∼2011년 25주간 1위에 오른 신지애(25·미래에셋)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시즌 6승을 거둔 박인비는 박세리의 한국 선수 시즌 최다 우승 기록(2001년 2002년 5승)도 갈아치웠다. 세계여자골프의 기록이 박인비로 인해 새롭게 쓰였다. 상반기에 독주체제를 이어갔지만 7월을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전 세계 골프팬들이 주목한 브리티시 여자오픈의 성적은 아쉬웠다. 박인비는 LPGA 최초로 한 시즌 4대 메이저대회 정복에 나섰지만 공동 42위에 그쳤다. '강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대범한 정신력을 가진 그도 전 세계의 시선에서 오는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그 뒤로 박인비의 우승 소식은 잠잠해졌다. 박인비의 행보가 주춤한 사이 경쟁자들의 추격이 시작됐다. 페테르센은 하반기에 강세를 보이며 세계랭킹 포인트와 상금 순위에서 박인비를 바짝 따라붙었다.
시즌 막판에 다다르면서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이 가려지게 됐다. 박인비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골프장(파72·6천626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4위에 올랐다. 공동 5위에 그친 페테르센을 앞지른 그는 올해의 선수를 확정지었다.
박인비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단독 5위에 올랐다. 상금 순위에서도 페테르센과 루이스를 제쳤다. 본인의 말대로 '모든 것을 다 이룬' 셈이다.
LPGA 무대를 평정한 박인비는 다음달 6일 대만에서 열리는 스윙잉스커츠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를 마친 뒤에는 호주로 건너가 동계훈련에 돌입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박인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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