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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감독과 '괴짜 용병', 2008년에는?

기사입력 2008.01.03 23:05 / 기사수정 2008.01.03 23:05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KIA 타이거즈가 199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1승을 거두는 등 명성을 과시한 투수 호세 리마(35) 영입을 밝혔다.

리마는 메이저리그 통산 89승을 따낸 베테랑인 동시에 다혈질적인 성격을 유감없이 보여주던 '분위기 메이커' 였다. 그의 이러한 모습이 과장되어 지난 2007년 9월 리마의 에이전트가 지방 모 구단에 진출 의사를 밝혔을 때, '리마는 과격해서 덕아웃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라는 의견하에 진출이 무산된 바 있다.

'과격하다.'라는 선입견이 박혔던 리마. 그를 환영한 것은 조범현 감독(사진)이었다. 조범현 감독과 '괴짜 외국인 선수'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괴짜' 시오타니, 부상에 울다

조범현 감독은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05년 말, 주포 이호준(31)의 '병역 공백'과 유격수 김민재(35. 한화 이글스)의 FA 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본인 타자 시오타니 가즈히코(33)를 영입했다. 시오타니는 2003년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팔로스) 시절 .307 9홈런 48타점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던 선수였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서 기량보다는 '일탈 행동'으로 더 주목을 받았던 선수였다. 한신 타이거스 시절에는 원래 포지션은 포수였으나 '나는 머리가 나빠 포수는 못한다. 덕아웃에서 가까운 1루수를 맡고 싶다.'라며 손사래를 쳐 코칭스태프의 미움을 샀다.

오릭스 시절에는 스프링캠프 훈련장 근처의 경찰관 인형에 '왔다 감'이라는 낙서를 남기는 등 정규 시즌 때보다 오프 시즌에 휘두른 입과 손으로 구설에 오른 '괴짜'였다. 확실한 성적을 남기지 못했던 이 '괴짜'에게 한신 팬들은 '시오타니 때문에 B 클래스(리그 4~6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라며 '시오타니 괴담'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오타니는 SK에서 나름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원체 당겨치기 보다는 밀어치기에 능했던 타자라 팀 배팅에 능했고 선수단과의 융화도 괜찮았다. 2006년 6월 KIA 전에서 장문석(33)의 투구에 맞아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 중도하차하기 전까지 시오타니는 .297 3홈런 19타점(장타율. 440)을 기록했다.

시오타니를 대신해 들어왔던 외국인 투수 제임스 세라노(31)는 2승 3패 평균 자책점 4.12의 미진한 성적을 기록, 시오타니의 부상 공백을 더욱 아프게 했다. 결국, 조범현 감독은 시오타니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2006' 페넌트레이스를 6위로 마친 후 사퇴의 아픔을 겪었다.

'광주발 리마 타임', 다시 한 번 보여줄까?

한 해를 건너 KIA의 지휘봉을 잡은 조범현 감독. 이제는 '또 다른 괴짜' 리마를 만나 '최하위 탈출'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리마는 올 시즌 멕시칸 리그에서 13승(평균 자책점 3.60)을 따냈고 윈터 리그에서도 2.84의 평균 자책점으로 3승을 따냈다.

타자 지향적인 멕시칸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 그러나 이는 단순한 수치만으로 참고할 만한 것이 아니다. 멕시칸 리그의 타자들은 기다리기보다는 '이거다'싶을 때 휘두르는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07'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타자였던 에두아르도 리오스와 로베르토 페레스는 모두 '전형적인 멕시칸 리그 타자'였다. 멕시칸리그에서 .358 10홈런 32타점을 기록했던 리오스의 출루율은 단 .399에 그쳤고 페레즈 또한 .319의 타율을 기록했으나 375타석 동안 얻어낸 사사구는 29개에 불과했다(출루율 .369). 그리고 이들은 롯데에서 실패의 헛물을 켰다.

멕시칸 리그의 '인내심 없는 타자'들은 리마가 던지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에 부질없이 물러났다. 그러나 리마의 패턴이 한국 무대에서도 통할 것인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포심의 위력이 전성기에 비해서는 떨어졌고 '결정구'로 삼았던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예전만은 못하기 때문.

리마가 국내 무대에서 '이름값'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직구 구위부터 살리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마운드에서 평정심을 찾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위험한 선수'라는 딱지가 붙은 리마지만 멕시칸 리그에서는 젊은 선수들과도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이 후문이다. '돌아온 싱글'이 된 리마가 사생활에서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선수단 융화 면에서 커다란 장애는 없을 듯하다.

조범현 감독의 '괴짜 외국인 선수 1탄' 전략은 부상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 그가 빛고을에서 다시 꺼내든 '괴짜' 카드. 2008' 시즌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사진=KIA 타이거즈>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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