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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의 부귀영화] '스파이', 배우들 궁합은 '예술' 스토리는 '글쎄'

기사입력 2013.09.05 15:25 / 기사수정 2013.10.24 16:08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오랜만에 볼 만한 코믹 영화가 등장했다.

결혼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시어머니의 구박에 영희(문소리 분)는 애가 타 죽겠건만 남편 철수(설경구 분)는 사방팔방으로 출장 다니기 바쁘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철수는 세종물산 '김대리'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파견 명령을 받는 우리나라 최고의 '스파이'기 때문.

이를 모르는 아내 영희는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며 홧김에 태국으로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만난 의문의 사나이 라이언(다니엘 헤니 분)과 철 없는 핑크빛 환상에 빠진다. 하필이면 태국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 중이던 철수가 두 사람을 목격 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2013년 국내 극장가에는 걸출한 흥행 영화들이 쏟아졌다. 누적 관객수 500만(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이상을 기록한 영화들만 9편인데 이 가운데 '아이언맨3'와 '월드워Z'를 제외하면 7편이 한국영화다.

바야흐로 '충무로 전성시대'지만 감독들 스스로가 "요즘은 스타일 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묵직하고 힘 있는 영화들이 대세다. 이런 와중에 '코믹첩보액션물'을 표방하는 '스파이'(감독 이승준)의 개봉은 추석 대목을 기대하는 극장가에 합이 딱딱 들어맞는 안성맞춤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무게가 어중간하다. 박장대소할 수 있는 유머 코드들이 산재해 있지만 몇몇 장면들은 웃음을 강요하고 있어 되려 관객들이 무안하다. 특히 남북한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코미디 영화의 특성상 개연성은 차치하더라도, 지나치게 비약했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세계적인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1994년작 '트루 라이즈'와 비교해 설정과 전개가 비슷하다는 의견도 극복해야 한다. 



많은 관객들이 '스파이'에서 가장 기대하는 점은 무엇보다 설경구와 문소리의 재결합이 아닐까 싶다. '박하사탕', '오아시스'에서 가슴 절절한 사랑을 했던 두 사람은 '스파이'에서는 한층 가볍고 유쾌한 신혼 부부로 변신했다. 

특히 설경구는 밖에서 적들을 제압하고 인질 협상에 나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스파이로, 집에서는 아내의 한 마디에 절절 매는 보통의 남편으로 분해 두가지 모두를 맛깔스럽게 연기했다. 

스크린에 등장할 때 마다 여성 관객들의 "오~"하는 나즈막한 탄성을 듣곤 하는 '미남 배우' 다니엘 헤니는 보다 발전된 연기력을 드러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대사의 절반 이상이 짧은 한국어다. 아직 발음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연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주연 배우들이 입 모아 말하는 것처럼 배우들 간의 앙상블은 훌륭해 보인다. 고창석, 라미란, 정인기 등 명품 조연들의 연기가 웃음을 자아내고 '스모키 메이크업을 한 북한 과학자'라는 설정이 억지스럽긴 해도 한예리 역시 제몫을 해냈다.

배우들의 훌륭한 하모니가 영화 속 디테일의 아쉬움을 극복하고 흥행까지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기대작들이 줄을 이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9월 극장가에서 '스파이'가 어떤 성적을 기록할지 흥미진진하다. 5일 개봉.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 스파이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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