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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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불의 여신 정이', 불 지피기가 너무 더디다

기사입력 2013.07.24 12:28 / 기사수정 2013.11.10 19:01



▲ 불의 여신 정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불의 여신 정이'가 느린 전개로 도예 드라마만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정이(문근영 분)가 광해(이상윤)를 위해 위험을 자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인빈(한고은)의 음모에 넘어간 임해(이광수)는 선조(정보석)에게 도자기를 빼돌린 사람이 광해라며 거짓을 고했다. 광해는 공초군인 정이를 시켜 자기를 훔쳐낸 뒤 명나라 사신에게 뇌물로 준, 세자 자리에 눈이 먼 왕자가 되고 말았다.

정이는 임해에게 속은 자신 때문에 광해가 위기에 처하자 김태도(김범)의 만류에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길을 나섰다. 궐로 들어간 정이는 "광해군 마마의 무고함을 밝히러 왔다. 그릇을 훔친 건 저다"며 광해를 위해 위험을 자처했다.



이날 이강천(전광렬)과 인빈의 음모, 그로인한 광해의 위기가 집중적으로 다뤄진 것에 비해 공초산 정이의 활약은 미미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현재 8회까지 방영된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주인공 정이의 이렇다 할 활약이 그려지지 않고 있다. 당초 이 작품은 16세기 말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조선시대 도자기 제작소 분원을 배경으로 백파선의 치열했던 예술혼과 사랑을 담는다는 야심찬 기획의도를 갖고 출발했다. 더불어 '도자기'라는 새로운 소재로 방영 전부터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국내 최초의 도자기 드라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도자기 이야기 보다는 정이와 광해, 태도와의 미묘한 기류, 궁중 암투 등이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특히 초반 어린 정이의 탄생과정이 담겼다면, 성인 배우가 등장한 5회부터는 조선 최고 사기장이 될 유정의 삶이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다소 느린 전개로 지지부진한 느낌을 줬다. 신선한 소재에도 다른 사극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전개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정이가 조선 최고 도공이 되기까지 화려한 과정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어린 정이가 문사승(변희봉)에게 가르침을 받는 모습, 강천의 흙시험을 통과하는 모습을 제외하곤 정이의 천재성이나 도공으로서의 자질이 부각되지 않고 있어서다.

물론 실망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아직 24회분의 여정이 남아있기에 공초산이 된 정이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그려질 전망이다. 정이의 출생의 비밀, 로맨스 등도 서서히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궁중암투와 로맨스 등이 어디까지나 정이의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부된 요소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정이와 광해, 태도의 삼각관계나 출생의 비밀 등은 극을 풍요롭게 만드는 소재지만 이들에만 집중한다면 자칫 주객 전도된 드라마로 변질될 수 있다.

정이가 '불의 여신'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지금보다 빠르고 흥미진진하게 그려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여기에 왕실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 사옹원 분원의 화려한 자기들, 도공들의 열정을 적절하게 곁들인다면 볼거리 가득한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불의 여신 정이 ⓒ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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