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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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매거진] 가요계의 첫사랑니 같은 걸그룹, f(x)

기사입력 2013.09.09 21:35 / 기사수정 2013.09.09 21:56

[글] 기자


예쁘고 청순한, 혹은 섹시한 걸그룹들이 고르게 자리하던 가요계라는 잇몸에 첫사랑니가 돋아났다. 그리고 이제 그 사랑니는 자리를 단단히 잡고, 제대로 자라나고 있다. 이제는 이 사랑니를 무시할 수가 없다. 정말 단단히 자리를 잡아서 이 사랑니가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없으면 안될 것만 같다. 이 사랑니가 빠지고 나면 사랑니는 사라져버리겠지만, 그 자리는 그대로 남아 나를 허전하게 할 것만 같다. 그 사랑니는 바로 f(x)다.

청순? 섹시? 그냥 f(x)!!

제목도 생소하다. 첫사랑도 아니고, 사랑니도 아니고 첫사랑니다. 그런데 f(x)라서 음.. 독특한 제목이다.. 라고 생각하고 음악을 재생해본다. 지금까지 f(x)의 데뷔곡부터 살펴보았을 때 우리가 모두 그렇군.. 이라고 생각하며 들은 노래는 단 한 곡도 없을 것이다. f(x)의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들이 그렇다. 다들 처음 듣기에는 난해한 노래들이고, 우리가 쉽게 접해보지 못한 분위기의 곡들이다. 그렇지만, 그녀들을 대하는 대중의 반응은 난해한 걸그룹이 아니지만 난해하지만 괜찮은 노래가 되었고, 이제는 그녀들이 어떤 독특한 음악으로 우리를 찾아오게 될지 기대하게 한다.

대한민국의 걸그룹의 행보는 매우 뚜렷하다. 어린 나이에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어필하면서 그 청순함이 팬들 사이에서 시들해 질 때 즈음 파격변신이라는 타이틀로 섹시미로 무장해서 돌아온다. 그건 내가 남자 아이돌을 오빠라고 불렀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물론 과거에 비해서 그 공식이 많이 깨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 공식은 실패할 리 없는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f(x)가 가요계의 첫사랑니 같다고 비유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f(x)는 데뷔 때부터 청순인지, 섹시인지, 귀여움인지, 중성적인지를 도통 알 수 없는 컨셉으로 일관해왔다. 그룹 전체가 짜여진 틀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아니라 f(x)라는 그룹 내에서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며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f(x)전체의 이미지는 난해함이나 독특함으로 결정이 되고, 멤버들 개개인의 매력이 다르게 정의된다. f(x)라는 그룹이름처럼 음악에 따라 컨셉에 따라 그들의 이미지가 결정된다. 그래서 그녀들은 청순에서 섹시로라는 가요계 걸그룹 성공의 공식을 깨버렸다.

묘하게 f(x)를 표현하고 있는 타이틀 곡, 첫사랑니

정말 다른 걸그룹과는 좀 다르게 맘 속 깊은 곳에 아주 은밀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러더니 우리의 맘 벽을 뚫고 자라나서 특별한 경험과 새로운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우리가 쉽게 잊지 못하게 만들었다. 곧게 자라는 평범한 걸그룹일것이라 생각했지만 삐딱하게 서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정말 쉽지 않은 걸그룹이다.

가사 내용이 f(x)를 그대로 묘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f(x)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또 나타내는 타이틀 곡이다.

멤버들은 각자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층 더 예뻐졌다. 섹시해진 f(x)가 아니라 stylish 한 f(x)가 되었다. Art teaser를 통해서 f(x)의 컴백이 단순히 앨범 한 장, 노래 한 곡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프로듀싱이 한 가지의 컨셉을 잡고, 그 컨셉 아래에서 안무, 의상, 멤버, 음악, 스타일링들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번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과거에 비해 음악이 상당히 대중에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대중가수이니 대중에게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순서겠지만, f(x)만의 독특함과 난해함으로 무장했던 음악들은 대중이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f(x)의 색깔을 더욱 명확하고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었던 장점 중의 장점이었다. 지난 앨범부터 조금 더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측면으로 돌아섰다는 평처럼 이번 음악도 기존 가수들의 노래들과는 분명 차별점이 있지만 기존 f(x)의 노래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대중에게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이는 물론 기획사와 프로듀서들 그리고 f(x)가 조율해서 찾아낸 합치점일 것이다.

대중에게 다가오는 것, 조금 더 독특하게 f(x)만의 세계로 들어서는 것. 무엇이 그녀들에게 득이 될 것인가는 더 지켜봐야 하며, 그리고 그들의 결정에 달린 것이리라.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처음부터 새로운 길을 걸어 온 f(x)는 대중에게 한층 더 다가온다 하더라도 분명 다른 걸그룹들과는 다른 길로 다가올 것이며, 앞으로도 다른 방법, 다른 길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걸그룹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고, 그리고 그 길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확보한 가요계의 첫사랑니 f(x)!! 우리를 잠도 오지 않게 할 그녀들의 활동이 기대된다.  

[글] 이해랑 객원 칼럼니스트 ·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글] 이해랑 객원 칼럼니스트 · 대중문화부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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