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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9', 악마의 편집 비웃는 악마 심사위원들

기사입력 2013.07.21 13:52 / 기사수정 2013.07.21 13:56

김승현 기자


▲ 댄싱9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댄싱9'의 서막이 올랐다. 방송에 앞서 제작진이 귀띔했듯, 빠른 전개와 극의 재미와 긴장감을 배가하기 위한 '악마의 편집'은 여전했다. 하지만 '악마'는 따로 있었다.

20일 첫 방송된 Mnet '댄싱9'에서는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갈고 닦은 춤 솜씨를 뽐내는 참가자들의 무대가 그려졌다. 케이팝 댄스 외에도 한국무용, 비보이, 발레, 댄스 스포츠, 스트리트 댄스 등 빈번하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춤 장르가 등장해 볼거리를 더했다.

이날 방송에서 9명의 심사위원은 두 팀으로 나뉘어 실력이 출중한 참가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레드윙즈' 팀에는 박지우, 우현영, 이민우, 팝핀제이가 마스터를 맡았으며 '블루아이' 팀에는 이용우, 박지은, 효연, 유리, 더키가 속했다. 이들은 앞으로 지원자를 받고 9단계에 걸쳐 각각 정예멤버 9명을 뽑는다. 총 18명의 정예 멤버는 두 팀으로 나뉘어 생방송에서 경쟁을 벌인다.

'슈퍼스타K'를 연출한 김용범 CP의 색채는 '댄싱9'에서 악마의 편집으로 여기저기서 드러났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에어로빅 선생에게 특훈을 받은 부산 출신의 도전자 한상휘는 타 참가자들과는 다른 코믹적인 요소로 재미를 불어넣었다. 또 방송 말미에 최한빛, 낸시랭이 등장, 화제의 출연자를 배치하며 몰입감을 높인 것도 여전했다.

이런 편집은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프로그램에 신선함을 불어넣기 위해서 처음 선보이는 심사위원들의 캐릭터와 역할이 중요하다.

참가자들의 사연에 동정하고 눈물을 흘리는 '우는 현영' 우현영, 평가를 위해 '벗기는(?) 심사위원' 이용우, 차분함을 잃지 않는 팝핀 제이, 호응과 리액션의 유리·효연, 날카로운 매의 눈 '닥터 박' 박지은,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지녔지만 인지도는 낮은 더키 등은 나름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앞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심사위원 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박지우였다. 박지우는 참가자들에게 "나를 보고 하세요", "무대를 위해 준비한 흔적이 없다" 등의 독설을 쏟아낸 악마 심사위원이었다. 물론 편집이 가해졌겠지만 마치 제작진에게 '내게는 악마의 편집이 필요 없다'라고 넌지시 속삭일 정도의 느낌을 줬다.

하지만 악마 심사위원도 한초임에게 사심을 드러내며 해바라기를 자처한다. 냉정한 시선의 악마와 심사위원의 권위를 내놓은듯한 천사를 넘나드는 그의 모습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쉬는 시간에도 춤을 추며 해맑아하는 박지우는 분명 범상치 않은 인물일 것임을 암시한다. 한 회 만에 박지우는 독특한 괴짜 캐릭터를 선보이며 비판과 관심을 동시에 얻었다. 별종 심사위원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댄싱9'은 새로운 심사 방식을 채택했다. 이날 3단계 드래프트에서는 심사위원들은 마음에 드는 지원자를 영입하기 위해 무대 후반 9초를 남겨두고 선발 여부를 결정했다. 이때 9초가 지나기 전에 먼저 열쇠를 돌린 팀에서 참가자를 영입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타이밍 싸움'이 벌어진다. 구미에 맞는 참가자를 데려오기 위한 '0.1초' 눈치싸움은 당연지사.

방송 초반 MC 오상진은 "팀을 승리로 이끈 마스터에게는 최고의 명장이라는 칭호가 붙겠지만, 패배한 마스터는 본인의 명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심사위원들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각성을 요구했다. 박지우가 악마 심사위원으로 떠올랐다면 이민우는 치밀한 전략과 눈치 싸움을 벌여 구미에 맞는 참가자를 데려오기 위한 '악마 근성'을 발휘했다. 오상진의 말대로 명장이 되기 위해 또 다른 의미의 악마가 된 것이다.

심사평과 함께 '댄싱9'은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심사위원의 재빠른 열쇠 돌리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 시발점이 된 영입 경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레드윙즈의 이민우는 팝핀 제이와 도모해 종이로 가린 뒤 열쇠를 돌리는 심리전을 펼쳤다. 또 블루아이 자리에 가서 정보를 앗아가고자 염탐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쟁팀 입장에서는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없는 활약이었다.

또 마스터들이 상대 팀에서 원하는 지원자를 데려올 수 있는 '마스터 키' 제도가 하나의 변수로 떠올라 심사위원들의 머리싸움은 불이 붙었다. 원하는 참가자를 영입하기 위해 우선 다른 참가자를 뽑은 뒤 맞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선보인 치밀한 전략 싸움은 긴장감을 유발했다. 팀의 이익을 위해 참가자들을 매물로 내놓는 것이 잔혹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무용수 이루다는 월등한 실력에도 눈치 싸움으로 합격을 늦게 통보받아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치밀한 전략과 결단력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심사위원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취지에 맞게 참가자들의 무대를 숨죽이고 감상하려는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다. 무대 중간중간에 심사위원들의 모습이 삽입됐고 멘트도 이어져 산만하게 전개된 것은 프로그램 몰입을 방해했다. 참가자들이 무대에 오르고자 땀 흘리며 준비해 온 퍼포먼스와 심사평에 대한 장면이 적절하게 섞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댄싱9'은 국내 최초의 장르를 불문한 댄스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은 총상금 5억 원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 또 MVP 멤버에게는 추가로 1억 원 상당의 위시리스트(소원성취기회)를 이룰 기회가 주어진다. '댄싱9'은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댄싱9 ⓒ Mnet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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