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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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철의 철두철미]'쇼미더머니2', 힙합은 '구경거리' 아닌 '음악'이다

기사입력 2013.06.07 11:17 / 기사수정 2013.06.07 15:36

신원철 기자


▲ 쇼미더머니2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케이블 음악 전문 채널 Mnet은 최근들어 힙합, R&B 등 소위 흑인음악에 대한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해 '쇼미더머니'에 이어 올해는 홈페이지를 통해 흑인음악 관련 콘텐츠 보강에 집중했다. 여기에 '쇼미더머니'가 시즌2로 돌아왔다.

시즌1의 제작진은 "힙합 대중화에 기여했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고 자평했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시즌1은 실패에 가까웠다. 방송 시작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래퍼들을 중심으로 좋지 않은 소문이 흘러나왔다. 시즌1 제작진이 이들에게 '신인' 자격으로 프로그램 출연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 도전자를 '심사'하는 입장에 있는 이들이 아이돌 그룹 멤버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기까지 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비난은 끝없이 이어졌다. 실제로 아이돌 가수들이 심사위원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그것 외에도 아쉬운 부분은 차고 넘쳤다. 심사위원 격인 '최강래퍼'들이 누군가를 평가할 수준이 못 된다는 지적부터 '신예래퍼'들의 실력이 특별하지 않다는 지적까지.

5일 열린 '쇼미더머니2'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인터넷 반응을 살펴봤다. 힙합 팬들은 냉소했고 다른 장르의 팬들, 혹은 가요팬들은 조소했다. 제작진 역시 시즌1 이후 계속된 비판적인 의견을 인정하는 듯 했다.

그런데 일부 누리꾼들은 '힙합을 평가하려 들지 말라'는 주장을 조소하며 "너희가 뭔데"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비판은 몰라도, 이 부분만큼은 확실히 해야 한다. 왜냐하면 힙합 팬들이 '쇼미더머니' 를 비판하는 것은 '(힙합을) 평가하는 것에 대한 반감'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완벽한 오해다.

힙합음악을 즐겨듣는 이들이 '쇼미더머니' 시즌1을 비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음악으로서의 힙합을 강조하지 않고 구경거리를 만드는 데 치중했기 때문이다. 힙합에 대한 평가나 경쟁에 대한 반감이 아닌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래퍼들이 프리스타일 랩으로 경쟁하는 영화 '8마일'은 나올 수도 없었다.

힙합 팬들이 '구경거리'가 되는 데 불쾌함을 드러내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대중문화 속 힙합이 어떤 존재였는지를 떠올려보면 된다. 거리를 쓸고 다니고도 남을 큰 바지, 현란한 손짓과 흐느적대는 걸음걸이. 여기에 '전사'라는 칭호는 필수.

그렇게 힙합은 '음악', '문화'라기 보다 철없는 아이들의 우스꽝스러운 옷과 행동으로 여겨졌다. 랩이란 그저 말이나 빨리하면 되는 것으로 치부됐고 더러는 흑인들이 즐겨듣는 음악이라는 이유로 '무식한 것들이나 듣는 것'이라는 인종차별적인 주장을 스스럼없이 내뱉기도 했다. 소위  '힙부심(힙합과 자부심의 합성어)'는 힙합을 웃음거리로 생각하는 이들에 대한 반감이 만든 결과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시즌2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목표로 할 지점은 명확하다. 래퍼 서바이벌이라는 타이틀대로 제대로 된 음악을 들려주는 데 집중하면 될 일이다. 9회로 예정된 프로그램 편성은 음악만 들려주기에도 벅찬 일정이다. 힙합 팬들은 개그맨이 등장해 힙합정신을 외치며 알아듣지 못할 랩(이라고 주장하는)을 하는 모습에서 그 어떤 재미도 느끼지 못한다. 조롱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설령 대중이 그것을 재미있게 여긴다 하더라도 그 재미가 "힙합을 알리고 싶다"는 제작진의 의도에 부합할리는 만무하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쇼미더머니2' 출연진 ⓒ 엑스포츠뉴스 DB]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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