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국내 최초 래퍼 서바이벌' 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시작했지만 정작 힙합 음악을 즐겨온 팬들에게는 외면당했다. 지난해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 이야기다. 그 '쇼미더머니'가 확 달라진 모습과 함께 시즌2로 돌아왔다.
5일 서울시 상암구 CJ E&M센터 미디어홀에서 ‘쇼미더머니2’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각 크루를 이끌 수장 D.O와 MC메타(가리온)을 비롯해 렉시, 배치기, 아웃사이더, 소울다이브 등 출연진은 경연에 나서는 각오와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는 지난 시즌1 제작진의 자평과는 별개로 그동안 힙합음악을 즐겨왔던 팬에게 ‘쇼미더머니’는 ‘관심 밖’에 가까웠다.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전부터 SNS를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래퍼들이 프로그램 방향과 진행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최강래퍼’로 출연하는 이들에 대한 실력 논쟁부터 언더그라운드 고유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도 이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힙합 전문 웹진 ‘리드머’에서는 ‘한국 합합 속 어색했던 순간들’의 하나로 ‘쇼미더머니’를 꼽기도 했다. 요약하자면, “누가 누굴 심사해?”라는 지적이었다.
그렇다면 시즌2는 어떨까. 한동안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프로듀서 이현도가 돌아왔고, 배치기와 렉시, 소울다이브와 아웃사이더가 새롭게 가세했다. 시즌1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MC메타만이 2년 연속 심사위원의 자리에서 도전자들을 평가하게 됐다. 확실히 시즌1에 비하면 나아진 캐스팅이지만 그만큼 도전자들의 실력도 높아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력뿐만 아니라 도전자들의 ‘이름값’부터 예사롭지 않다. 스윙스, 제이켠, 매드클라운 등 언더그라운드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이들이 도전자 입장에서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시즌1에 이어 2년 연속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는 MC메타 역시 힙합팬들의 비판적인 시선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는 “시즌1에서 프로그램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는 말을 수긍하며 “방송을 몰랐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힙합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하나밖에 없는 상황에서 (‘쇼미더머니’에 대한)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었고, 그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랬던 메타를 움직인 것은 이 프로그램이 가진 ‘등용문’의 역할이었다. 메타는 “시즌1 우승자인 로꼬를 비롯해 파이널 무대에 올랐던 친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고 이런 역할이 시즌2에서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즌1이 힙합 팬들에게 외면 받았다고 해서 시즌2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예상을 할 필요는 없다. 제작진이 교체된 가운데 공연 방식에도 변화가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최강래퍼’와 ‘신예래퍼’가 조합을 이뤄 개별 경쟁을 펼쳤던 것과 달리 ‘D.O크루’와 ‘메타크루’의 크루간 대결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현도와 메타는 프로듀서 입장에서 렉시와 배치기(D.O크루), 아웃사이더와 소울다이브(메타크루)를 지휘한다. 이들 외에도 1, 2차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14개 팀이 무대에 올라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마쳤다.
Mnet 한동철 국장은 달라진 프로그램 포맷에 대해 “재미를 위한 것”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앞서 시즌1에서 보여준 방식보다 크루와 크루의 맞대결이 재미를 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 국장은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 언급하며 “’힙합도 모르는 것들이 오디션 프로그램 인기에 편승한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이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쨌든 힙합을, 랩을 대중에게 한 마디라도 더 들려주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라는 말에는 ‘정면돌파’의 의지가 담겨있었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많이 지적해 달라. 시즌3에서 다시 고쳐서 나오겠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크루간 맞대결 형식으로 바뀌었지만 경연 승패를 가르는 방식은 시즌1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그램 제목대로 ‘돈’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매 공연에는 2천만원의 상금이 걸려있고, 청중 평가단은 자신이 원하는 뮤지션에게 투표를 통해 공연 지원금을 보탠다. 모든 무대가 끝난 뒤 크루별로 공연 지원금을 합산해 나온 총액으로 승패가 결정된다. 탈락자 역시 돈이 결정한다. 공연 지원금이 더 적은 크루에서 가장 적은 공연 지원금을 받은 멤버가 탈락하는 식이다.
‘쇼미더머니2’는 7일 오후 11시 첫 방송 이후 9주에 걸쳐 5번의 공연을 펼친다. 이미 지난 3일 첫 경연을 마친 상황. 출연진들은 입을 모아 “보시면 안다”는 말을 반복했다. 제작진의 의견대로 “없는 것보다는 나은” 프로그램이 될 것인지, 아니면 대중을 넘어 힙합 팬들의 사랑도 받는 프로그램이 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Mnet '쇼미더머니2' 기자간담회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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