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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배드걸스, '복고' 틀 속에 담은 반란에 대한 욕망 (리뷰)

기사입력 2013.05.21 14:25 / 기사수정 2013.05.21 14:27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이효리의 선택은 복고와 현대적 느낌이 조합된 음악이었다. 하지만 음악의 내면에는 반란에 대한 그의 욕망도 숨어 있었다.

21일 정오 이효리의 정규 5집 '모노크롬'이 발표됐다. 이 중 타이틀곡인 '배드 걸스(Bad Girls)'에는 이효리가 이번 앨범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요소들이 함축돼 있다.

'배드걸스'는 노르웨이의 작곡가팀 뮤직디자인의 곡이며, 작사는 이효리가 직접 맡았다.

■반전 내포된 곡 구성으로 음악에 대한 욕망 표출

곡은 재즈 스타일의 비교적 느린 템포로 시작한다. 이에 맞춰 이효리는 '착한 여자'에 대해 묘사하기 시작한다. 그는 "화장은 치열하게, 표정을 알뜰하게 말투는 쫀득하게 행동은 조금 더 신경써야해"라며 착한 여자가 되기에 필요한 까다로운 조건들을 늘어놓는다.

'배드걸스'는 곧바로 반전된다. 이효리는 "영화 속 천사 같은 여주인공보다 그 옆에 나쁜 여자가 더 끌린다"고 주장하고 곡 템포는 빨라진다. 그는 나쁜 여자에 대해 "남보다 욕심이 많고, 지는 걸 죽기보다 싫어한다. 그래서 독설을 날려도 빛이 나고 묘한 매력이 있다"고 묘사했다.

이런 모습은 그동안 이효리가 착한 여자로 비쳐져야 했던 답답한 심정도 들어있는 듯하다. 이효리는 지난 2010년 발매한 4집 앨범 수록곡 중 6곡이 대해 표절 시비에 휘말리면서 조기에 활동을 마치는 아픔도 겪었다. 이후 그는 MC로 활동하면서 3년이라는 여가수로서 무척 긴 공백기를 가졌다. 이효리는 이후 동물 보호 운동을 펼치는 등 사회 운동가로서 선행을 펼쳐왔다. 현실에서도 '착한 여자'로 행동해 왔던 것이다.



물론 '배드걸'의 가사 내용과 이효리의 상황을 100% 연결 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착한 여자'에서 '배드걸'로 일탈을 꿈꾸는 내용은, 공백기에 가진 자신의 모습을 변질시키려는 의미라기 보다, 그만큼 음악과 무대에 대한 열정이 컸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와일드 & 섹시 2色 스타일의 노림수

이효리는 예상대로 복고풍 섹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이미 선공개곡 '미스코리아'의 뮤직 비디오나, 각종 티저를 통해 이런 스타일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21일 공개된 한 화보에서 동네 골목 상점에서의 일탈 행동을 통한 섹시함을 표출했다. 그는 동네 골목 상점에서 쇼핑을 즐기는가 하면 속옷이 노출된 듯한 뒤태 사진까지 선보였다. 화보에서 그의 옷차림은 복고풍이었지만 동시에 섹시했다. 힙합 스타일의 핫팬츠 대신 플레어 스커트를 입은 이효리, 그는 '아직까지도 나는 요염하다'고 외치는 듯 했다.

반면 '배드걸스'의 실제 무대에서 그는 와일드한 퍼포먼스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에는 거친 기타리프가 빠른 템포로 등장한다. 어떤 스타일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퍼포먼스도 이런 느낌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와일드함은 이효리의 또 다른 매력이다. 그는 솔로 활동을 통해 거친 느낌을 표현해왔다. 탄탄한 몸매와 검게 그을린 피부, 당당한 자신감은 핑클 시절 보여준 여성적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이효리에게 남성적인 매력이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이효리의 거친 매력은 그가 남성팬 뿐 아니라 여성 팬까지 다수 확보하는데 기여했다. 이효리가 어떤 거친 퍼포먼스로 대중을 사로잡을지 궁금해진다.



■이효리의 5번째 타이틀은 여전히 복고

여러 가지 요소들이 깔려 있지만 전체적인 곡의 느낌은 복고풍이 짙다.

'배드걸스'을 작곡한 것은 스웨덴의 작곡팀 디자인뮤직(Nermin Harambasic , Robin Jenssen , Ronny Vidar Svendsen , Anne Judith Wik)이다.

이들은 앞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I got a boy'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며, 지난해 초 발표된 신인 걸그룹 쇼콜라의 '아이 라이크 잇'도 작곡한 바 있다. 또한 올해 3월 공개된 일본 가수 아무로 나미에의 '빅 보이즈 크라이(Big Boys Cry)'의 작곡을 맡는 등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가수들의 음악 작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적인 디지털 사운드에 복고풍 사운드를 결합시킨 음악을 만들어 왔다.

이효리는 이번 5집 앨범 제작을 발표한 뒤, 각종 티저를 통해 복고풍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가 디자인 뮤직을 선택한 것은, 음악 팬들의 뇌리에 각인된 복고풍 이미지를 안고 가면서도 자신 나름대로의 퍼포먼스를 추구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섹시 아이콘으로 가요계는 물론 한 때 국내 연예계에서 가장 큰 파급력을 가진 인물이었던 이효리. 그의 나이도 어느덧 35이다. 그가 컴백을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그가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베일이 벗겨진 지금 또다시 궁금해진다. 이효리가 다시 한 번 가요계와 연예계에 큰 파문을 던질 수 있을지.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이효리 ⓒ B2M엔터테인먼트, '배드걸스' 티저 영상 캡처]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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