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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키플레이어⑤] 삼성생명 이미선 "내년엔 더 잘할래요"

기사입력 2013.05.21 12:06 / 기사수정 2013.05.21 12:45

홍성욱 기자


[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삼성생명의 농구는 이미선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때론 마무리도 그의 몫이다. 이미선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어느덧 프로 16년차로 접어든 이미선은 다가올 시즌에서 선수 보강 없이 오히려 즉시 전력 선수가 빠진 삼성생명 농구를 코트에서 진두지휘해야한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미선의 머릿속엔 어떤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지, 아직은 재활에 여념이 없는 그를 용인에서 만났다.

- 챔피언 결정전이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
체력문제가 컸다. 체력이 회복됐다면 3연패로 물러서지는 않았을 것 같다. 2주 동안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면서 완전히 탈진상태였다. 더구나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때는 가진 체력을 200% 이상 쓴 것 같다. 챔피언결정전에 들어가면서도 오늘은 좀 뛸 수 있겠다는 생각보단 너무 힘들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더구나 상대인 우리은행은 거의 한 달을 마치 개막전 준비하듯 철저히 대비하고 나왔다.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 아픈 곳이 많은데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
계속 재활하고 있다. 재활에 들어가면 발목 무릎 허리를 순서로 한다. 발목은 양쪽 모두 아프지만 왼쪽이 더 아프다. 왼쪽은 작년에 수술을 했었다. 무릎도 양쪽 모두인데 왼쪽이 더 심하다. 상체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지금은 기초공사 기간이다. 시즌에 맞춰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중간에 대표팀 소집이 있어 변수가 될 것 같다. 이전에는 3~4개월 동안 바짝 시즌준비를 해놓고 다녀왔는데 지금은 몸을 확실하게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 좀 더 힘든 게 사실이다.

- FA 계약을 잘 마쳤다. 계약기간이 2년이다.
2년 뒤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몸도 아프지만 15년 동안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다보니 힘든 면이 있다. 권태기라고 해야 할까. (김)계령이나 (김)한별이가 좋아져서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농구를 할 에너지가 더 나올 수도 있겠지만.

재활하면서 힘들어도 시즌이 시작하면 막상 힘든 과정을 잊게 된다. 이래서 내가 농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2년 후에 1년을 더 뛸지를 결정하겠지만 지금은 2년만 선수생활을 할 생각이다.

- 박정은이 은퇴했고, 이유진도 빠졌다. 누가 봐도 힘든 상황이다.
아직은 경기를 치른 게 아니라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박)태은이나 (고)아라가 조금만 해주길 바라고 있다. 키플레이어로 이 둘을 꼽고 있다. (박)다정이도 기대한다. 요즘 농구는 스피드가 없으면 안된다. 이 선수들이 장기를 살려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본다.

- 어느 팀이 힘든 상대일 것 같나.
선수 구성으로 보면 KDB생명이 가장 좋은 것 같다. KB스타즈도 좋아 보인다. 신한은행은 항상 구성이 좋다.

- 상대하기 힘든 선수는 누구인가.
편한 상대는 아무도 없다. 다 힘들다(웃음). 지난 시즌 초반엔 몸이 덜 올라왔는데 우리은행 박혜진과 이승아가 볼도 잡지 못하게 달라붙어 힘들었다. 고된 운동을 소화해서 그런지 달라져있었다.

- 국가대표 가드 자리도 후계자가 올라올 때다.
최윤아(신한은행)와 이경은(KDB생명)이 잘해주고 있다. 이후 차세대를 책임질 선수로는 김규희(신한은행)와 이승아(우리은행)를 꼽는다. 규희는 힘이 무지하게 세다. 표정도 없고(웃음), 승아는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삼성생명에선 박다정이 기대주다.

- 이미선 하면 농구 센스와 스틸이 떠오른다. 비결이 있나.
타고나지 않으면 농구센스가 몸에 붙는 건 쉽지 않다. 경험이 필요하다. 나 역시 어렸을 땐 센스가 부족했다. 기죽지 않고 한 가지라도 자신 있게 하겠다는 각오가 더 필요했다. 처음엔 나도 마음처럼 안 풀려서 엄청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 휴가가 끝나면 복귀할 때 어떤 마음인가.
‘또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재활이 정말 힘든데 그걸 계속 해야 하니 더 그렇다. 7월쯤 가면 괜찮아진다.

- 은퇴 후 지도자 생각을 하고 있나.
작년까지만 해도 안했다.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이 끝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은퇴 후에 미국에 가서 많이 배워 지도자로 나서고 싶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 공백기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좀 더 나를 끌어올려서 준비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에서 코치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한국에서 감독도 해보고 싶다.

- 경기 때 머리띠를 착용한다.
사실 추위를 엄청 탄다(웃음). 밴드를 하면 추위도 덜 느낀다. 그리고 땀이 많이 흘러내리지 않아 좋다. 첨엔 나도 어색했는데 습관이 드니 이제 안하면 어색하다. 밴드가 머리를 조이면 내 마음도 조여지는 것 같다.

- 팀 분위기가 참 좋아 보인다.
삼성이 운동하기에는 정말 좋은 여건인 것 같다. 그리고 선수들도 유쾌하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돌아올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할 것 같다(웃음).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이미선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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