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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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의 '유종의 미'를 기대해 본다

기사입력 2007.02.25 06:43 / 기사수정 2007.02.25 06:43

황교희 기자
[엑스포츠뉴스=황교희 기자] 올 시즌 V리그에서 가장 가슴 아픈 팀을 묻는 질문에 LIG라고 답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LIG는 지난 23일 윈터스(32점)-이경수(19점)의 좌우날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에 2-3으로 역전패하며 5할 승률도 못 미치게 되어 (11승 13패)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접게 됐다. 반면,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를 위해 단 1승(17승 7패)만을 남겨둬 대조를 이뤘다.

넘버3의 몰락
만년 3위였던 LIG는 시즌 전까지만 해도 양강 체제를 가장 위협할 수 있는 팀으로 손꼽혔다. 숀 루니를 견제하기 위해 페퍼다인 대학교 시절 2년간 룸메이트였던 현 캐나다 대표팀 윈터스를 영입했고, 2년 연속 V리그 득점왕 이경수가 건재했기 때문이었다. 상무에서 제대한 손석범의 활약도 신영철 감독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올 시즌 LIG의 행보는 지난 1월7일 삼성전에서 주전 세터 이동엽이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동엽이 전치 4주 진단이 전력에서 떨어지면서 연습생으로 입단했던 원영철 세터가 긴급 투입될 수밖에 없었던 것. 

이동엽에 비해 실전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던 원영철은 팀 공격을 이끄는 한 축인 이경수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공격이 매끄럽지 않게 연결된 횟수가 잦았다. 실제로 예년에 3~4위를 차지한 이경수의 득점 순위는 5위 밖으로 밀려났다. 

기대했던 손석범의 부진도 한 몫 했다. 전성기 시절 '고릴라'라는 별명처럼 시원한 스파이크를 날렸던 그는 파워뿐만 아니라, 스피드도 예전 같지 않았다. 여기에 팀 수비를 책임지는 리베로 곽동혁 마저 무릎에 무리가 와 몸이 공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서브리시브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나며 LIG의 전체적인 경기운영이 많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팀 사정이 이러다 보니 당연히 성적이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개막전에서 대한항공을 누르고 기분 좋게 출발했던 LIG는 4라운드 중반 삼성화재에게 이길 때까지 프로 팀 9연패를 기록하는 등 ‘넘버3’에서도 멀찌감치 밀리게 됐다. 이에 신영철 감독은 윈터스의 자리를 오른쪽 공격수를 바꾸는 등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돌아온 이동엽의 ‘잔재주’

그러던 지난 21일 현대캐피탈 전에서 이동엽 세터가 코트에 복귀했다.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도 이동엽 세터를 계속 기용할 생각’이라며 신영철 감독은 그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였다.
그리고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잔재주' 이동엽의 진가가 발휘됐다. 원영철 세터가 선발 출장한 1세트는 내줬지만, 이동엽이 선발 출장한 2세트는 LIG의 승리였다. 좌우 공격수인 이경수와 윈터스에게 정확히 연결되는 그의 토스가 대한항공 코트에 꽂히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동엽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이경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펑펑 스파이크를 날렸고, 19점을 내는 동안 공격성공률도 53%까지 기록했다. 올 시즌 평균 45% 공격성공률인 것을 감안한다면 높은 수치. 오른쪽 날개 윈터스도 평균을 훨씬 웃도는 64.44%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양 팀 가장 많은 32점을 뽑아냈다.

유종의 미 거둘 수 있을까

       
 
이날 팀은 비록 분패했지만 이동엽 세터 복귀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상대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그의 토스가 돌아와 얼마 남지 않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LIG는 좌우 날개에 훌륭한 공격 자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살리지 못했지만, 이제는 LIG 다운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사실상 LIG는 플레이오프행 티켓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팬들은 플레이오프 진출과 우승도 좋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LIG 선수들의 모습을 더 보고 싶어할지 모른다. 앞으로 6경기를 앞둔 LIG. 그들을 위해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팬들 앞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한국배구연맹>




황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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