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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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대신 '저력'을 보여준 한국전력

기사입력 2007.02.18 03:56 / 기사수정 2007.02.18 03:56

황교희 기자
            
[올림픽 제2체육관=황교희기자] 대한항공 용병 보비의 오픈공격이 성공되자 김건태 주심은 대한항공 쪽으로 손을 올렸고, 한국전력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며 아쉬워했다. 세트스코어 3대2. 아마추어 초청 팀 한국전력이 3위 대한항공을 상대로 다잡았던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17일 서울 올림픽 제2 경기장에서 열린 중립경기(5라운드) 첫 날 한국전력은 비록 역전패 했지만, 이날 20득점을 기록한 ‘작은 거인’ 정평호의 파워 넘치는 스파이크는 돌풍의 대한항공을 위협했다. 

▲ 정평호의 맹활약
 
부상에서 돌아온 정평호는 1세트 초반부터 센터 이상현의 함께 오른쪽과 가운데를 바꿔가며 대한항공 코트에 공을 내리 꽂았다. 6득점을 뽑아내는 동안 66.67%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25-22로 먼저 한 세트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서울 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던 한국전력이 6경기만에 따낸 값진 세트였다.
 
대한항공의 ‘좌우날개’ 신영수와 보비가 살아나며 2세트를 내준 한국전력은 정평호의 오픈공격을 앞세워 3세트 중반까지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갔다. 이겼다고 생각했던 3세트 24-23에서 양성만의 회심의 스파이크가 대한항공의 센터 김형우의 손에 걸리며 듀스로 이어졌다. 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던 순간이었다.
 
양성만의 오픈공격으로 한 숨을 돌린 한국전력은 정평호가 예상과 달리 스파이크 서브를 시도했다. 결정적인 순간 범실로 이어질 경우 팀을 위기로 몰아 넣을 수 있었지만, 정평호는 경기 초반과 같이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날렸다.
 
예상치 못한 빠르고 묵직한 서브가 날라오자 리시브 2위 강동진도 불안한 자세로 공을 처리했고, 곧 바로 한국전력 코트로 넘어가 버렸다. 기회를 잡은 한국전력은 양성만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점수를 따내 세트 스코어 2-1이 됐다. 정평호의 자신감 넘치는 공격 시도가 팀을 한 발짝 앞설 수 있게 한 것이다.

▲ 팬들의 승리자
 
그러나 대한항공의 뒷심은 무서웠고 3세트 중반 벤치로 물러나며 휴식을 취했던 ‘해결사’ 보비가 돌아오자 분위기는 급 반전됐다. 결국 보비-신영수-강동진으로 이어지는 대한항공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4,5세트를 내리 내줘 분패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배구 실업 팀(1945년 창단)으로서 그 자존심만은 잃지 않았다.
 
한국전력이 5세트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정평호’와 ‘한국전력’을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비록 이날 승리 팀은 대한항공이었지만 팬들의 가슴 속에 승리자는 바로 한국전력이 아니었는지 모른다.

<사진출처: 한국배구연맹>



황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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