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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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호연만 남긴 ‘야왕’, 왜 명품드라마 되지 못했나

기사입력 2013.04.03 19:23 / 기사수정 2013.04.03 19:23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시작은 ‘명품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중심을 잃은 복수극 ‘야왕’은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 아쉬운 마침표를 찍었다.

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야왕’의 최종회에서는 주인공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하류(권상우 분)의 결정적인 한방으로 다해(수애)의 모든 악행이 밝혀졌다. 결국 다해는 대통령(정호빈)에게 이혼 당하고, 청와대에서 쫓겨났다. 청와대 밖에는 가식적인 영부인 다해에게 분노한 국민들로 가득 찼다. 다해가 달걀 세례를 맞으며 성난 국민들에게 둘러싸인 사이, 그의 양 오빠 주양헌(이재윤)은 다해를 이끌어 자신의 차에 태웠다. 이 광경을 지켜본 하류는 그들의 뒤를 밟았다.

하류에 의해 주다해가 자신의 친아버지를 죽였고, 오랜 시간 자신을 속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어 그는 차에서 내린 주다해를 향해 돌진했다. 하류가 몸을 날려 그를 감싸지만 두 사람 다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하류와 다해는 과거 사랑했던 시절로 돌아가 마주했다. 의식을 찾은 후 하류는 다해를 찾았지만, 이미 그녀는 세상을 떠난 후였다. 마지막으로 하류는 과거 주다해와 딸 은별이 함께 살던 당시를 회상하며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야왕'은 출발이 좋았다. 시청률 면에선 최종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가장 높은 기록을 보였지만, 빠른 전개와 몰 입력 있는 연출이 돋보인 '야왕' 초반부는 제작진의 전작 '대물'을 뛰어 넘는 명품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하는 듯 했다. 특히 '대물'에 이어 출연하는 권상우와 악녀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수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배우들은 제 몫을 다 해줬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걸 줄 수 있는 순정남 하류를 연기한 권상우는 절절한 눈물 연기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또 한 층 성숙한 모습으로 분노와 복수심에 불타올라 점차 변해가는 모습과 그로 인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적절하게 보여줬다. 주다해를 연기한 수애 역시 욕망에 사로잡혀 파국으로 치닫는 한 여자의 모습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권상우와 수애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준 건 베테랑 배우들이다. 김성령, 이덕화, 차화연, 이일화, 성지루 등은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적인 모습으로 극을 이끌었다.

1회 시작과 최종회 시작을 같은 장면으로 시작한 ‘야왕’. 결국 이 드라마는 24회 동안 사랑했던 남녀가 왜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눌 수밖에 없었는지를 확실하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초중 반부부터 시작된 하류의 복수는 늘 힘이 없었고, 다해는 어떤 상황이건 전지전능한 신처럼 요리 조리 잘도 빠져나갔다. 결국 극 전체가 복수에 초점을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하고 통쾌한 복수를 담아내기 보다는 보는 시청자들이 안타까워하고 답답해하는 하류의 복수로 가득 채운 ‘야왕’은 개연성 없는 전개와 억지스러운 설정 탓에 야심찬 시작과 달리 명품 드라마가 되지 못한 채 힘을 잃어 갔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 보여준 다해를 향한 하류의 그리움과 용서는 시청자들이 보기엔 터무니없는 결말이었다. 사랑하는 딸과 성년이 되서야 재회한 형을 죽인, 그 것도 모자라 자신을 죽이려 한 사람을 과거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는 이유로 또 사랑했다는 이유로 용서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하류가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의 대한 충분한 해답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국 시청률 8%로 시작한 '야왕'은 최종회 25.8%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허무하게 죽은 악녀 다해와 그녀가 사라짐으로써 가족을 잃고, 피해를 입은 인물들이 안정을 찾았다 결말은 다시 곱씹어 봐도 아쉽기만 하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야왕' 권상우, 수애 ⓒ SBS 방송화면]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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