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쿠바 야구대표팀이 세계야구연맹 랭킹 1위의 위엄을 보여줬다. 전날 랭킹 3위 일본을 긴장하게 했던 브라질 대표팀을 완파했다.
쿠바는 3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제3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A조 1차전에서 5-2로 승리했다. 타선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쿠바는 경기 초반 브라질 선발투수 안드레 리엔조(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막혀 점수를 내지 못했다.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1회초 두 개의 볼넷을 묶어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5번 타자 아브레이유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회초에도 주자를 3루에 내보냈지만 다음 타자 에리엘 산체스와 에리스벨 아루에바루에나가 범타로 물러났다.
첫 득점은 5회초에 나왔다. 선두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 산체스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아루에바루에나가 팀의 첫 안타를 쳐냈다. 1사 1, 3루 상황에서 에레디아의 유격수 땅볼, 알렉세이 벨의 적시타를 묶어 2득점을 올렸다.
쿠바는 6회초 추가점을 따내며 브라질 배리 라킨 감독을 지치게 했다. 브라질은 6회초 수비에 무려 4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물량전을 펼쳤지만 감을 찾은 쿠바 타선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브라질 투수 가브리엘 아사쿠라는 6회초 첫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와 안타-안타-몸에 맞는 볼을 연달아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뒤이어 등판한 우고 카나부시, 키슬리 콘도 모두 적시타를 허용하며 불을 끄는 데 실패했다. 카를로스 요시무라가 율리엘 구리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힘겹게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쿠바는 점수 차가 5점까지 벌어진 6회말 수비에서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레오나르도 헤지나투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1루수의 포구 실책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 기회에서 다니엘 마츠모토와 헤이날두 사토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2실점을 허용했다.
브라질은 7회말 공격에서 '누의 공과'를 저지르며 자멸했다. 선두타자 JC 무니즈가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1루를 밟지 않은 채 2루로 내달렸다. 쿠바 코칭스태프는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어필을 통해 '누의 공과'를 인정받아 무니즈를 벤치로 돌려보냈다.
쿠바 선발투수 이스멜 히메네스는 4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쿠바 자국리그에서 2012-13시즌 9승 무패로 승률 100%를 자랑하는 선수다웠다. 2회와 3회 각각 2개의 안타를 내줬지만 점수를 내주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브라질은 2일 경기에 이어 2패를 떠안으며 2라운드 진출이 어려워졌다. 그렇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수준급 내야수비와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쿠바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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