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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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 '인디밴드 = 클럽공연' 공식을 부수다

기사입력 2013.02.24 11:47 / 기사수정 2013.02.24 11:47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무모한 도전'이었다. 패기만 믿고 오르기에는 무대의 규모가 컸다. '무모한 도전'을 시도했다가 체면을 구긴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십센치는 승리했다.

포크록밴드 십센치(10cm)는 23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집 앨범 발매기념 콘서트 '파인 땡큐 앤드 유?(Fine Thank You And You?)'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인디밴드 = 클럽공연 공식 깼다



십센치의 이날 공연은 인디밴드 최초의 체조경기장 단독 콘서트라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현존하는 국내 공연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체조경기장은 그동안 해외뮤지션들도 매진을 기록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무나 설 수 없는' 곳이었다.

그 체조경기장 무대에 십센치가 섰다. 이와 함께 인디밴드는 조촐한, 작은 규모의 클럽공연에 적합하다는 선입견도 깨졌다. 이 낡은 선입견이 깨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권정열과 윤철종 두 사람은 공연 내내 "무대가 아담하고 소극장 같아서 좋다", "이런 큰 무대와 가득 찬 객석이 익숙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5년 전만 해도 앉아서 하는 공연이 어색했다"던 이들은 객석에서 깜짝 등장하는 마칭 퍼레이드 퍼포먼스까지 펼치며 종횡무진 움직였다. 공연장 가운데로 향한 돌출무대에 설 때면 관중들은 자리를 박차고 뛰어 나왔다. 체조경기장 무대가 넓다기보다, 지금까지 섰던 무대가 좁았던 것처럼 보였다.

십센치 "다음 목표는 잠실 주경기장"



인상적인 것은 이날 "십센치 공연에 처음 온다"는 이들이 더러 있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형 공연이 없어 찾기 어려웠던 탓일까. "십센치의 매력은 야한 목소리"라고 말한 대학생 연인(박동민·주혜진 씨)은 "십센치 공연에 처음 와본다"고 했다.

주로 20~30대 여성과 연인이 관객의 주를 이뤘지만 40대 여성들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아들이 추천해줘서 알게됐다"고 말한 주부 강 모씨는 "처음 와보는 데 노래부르는 분 목소리가 '쫀득쫀득'해서 좋았다"며 관람 소감을 전했다.

공연 막바지, 무대위로 터지는 폭죽을 보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경구를 떠올렸다. 포크록을 주무기로 하는 연약해보이는 두 청년이 목소리로, 연주로 1만 여명의 추종자들을 지휘했다. 히트곡 '안아줘요'를 따라부르라며 "부탁이 아니에요. 명령이에요"라고 말하는 당당함에서 감히 '건방지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 그저 시키는대로 하는 수 밖에.



이날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의 주인공은 카이사르가 아닌 십센치였다. "다음 공연은 (잠실)주경기장"이라는 호기 넘치는 말 한마디가 진심으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실제로 체조경기장을 거쳐 잠실 주경기장으로 무대를 넓힌 경우가 있다. 1998년 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졌던 헤비메탈밴드 메탈리카는 2006년 잠실 주경기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 = 십센치 ⓒ 텐뮤직 제공]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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