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중문화부 원민순 기자] 배우 차태현의 주특기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코믹연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태현표 코믹연기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차태현이 자신의 주특기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7일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전우치'(극본 조명주, 연출 강일수)에서 벌어진 일이다.
2009년 MBC 드라마 '종합병원 시즌2' 이후 줄곧 영화에 매진했던 차태현은 '전우치'를 통해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했다. 차태현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전우치'는 방영 내내 10% 중반 대의 시청률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며 나름 선전했다.
하지만, '전우치'의 타이틀롤인 차태현은 어딘가 모르게 캐릭터와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자아냈다. 차태현은 극중 조보소 기별서리 이치와 율도국 도사 전우치를 오가는 1인 2역이었다. 각종 분장을 이용해 변신의 귀재라는 호평을 받으며 특유의 코믹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차태현의 트레이드마크인 코믹함은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 다른 작품은 몰라도 '전우치'에 있어서만큼은 그랬다. 전우치라는 캐릭터 자체가 남성미 넘치는 도술 천재로서 악의 무리와 대결을 벌이며 초강력 카리스마를 뿜어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차태현의 연기에서는 이미지 탓인지 한 나라를 구하려는 영웅의 고독함이 묻어나지 않았다. 무게감을 필요로 하는 장면에서는 대사 처리가 어색해지기까지 했다. 게다가 장난기 가득한 동안 비주얼이 더해지면서 몰입을 방해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전우치를 연기한 차태현은 한 마디로 잘 맞지 않은 옷을 입어서 불편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배우의 특정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분명히 한계는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번 '전우치'에 출연한 차태현이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차태현이 끼가 많은 배우임에는 틀림이 없다. 전우치를 연기하면서 겪은 시행착오가 차태현에게 배우로서 업그레이드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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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차태현 ⓒ K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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