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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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욕해도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3.01.09 01:10 / 기사수정 2013.01.09 01:49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2012년 한 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신인 여배우가 시선을 끌었다.

자그마한 체구에 귀여운 얼굴을 가진 이 여 배우는 '귀요미 플레이어'를 흉내 내며 애교를 부리다가도, 곧바로 거침없는 욕설을 뿜어내는 거친 여자로 돌변했다. 이는 'SNL 코리아 시즌3'의 '국민 여동생 오디션' 코너 중 김슬기가 연기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이런 엽기 캐릭터는 오히려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욕을 해도 왠지 더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제가 처음부터 욕을 잘한 건 아니었어요"

뜻밖에도 김슬기는 연기 중 욕이 들어 있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많이 어색해 했다고 한다. 때문에 처음에는 PD나 주변 크루(고정 출연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하다 보니 의외로 적성에 잘 맞았고 반응도 좋았다. 그는 "귀엽게 봐주셔서 좋다. 욕하는 여배우(?)라는 이미지도 신선한 것 같다"며 웃었다.

김슬기는 'SNL 코리아'가 데뷔작이다. 데뷔한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이 전에 MBC 드라마 '넌 네게 반했어'에서 고정 단역을 맡았지만 대사가 없는 역할이었다.

처음 출연 섭외를 받았을 때 그는 'SNL'이 라이브 쇼라는 것밖에 아무 것도 몰랐다. 하지만 신인으로서 큰 기회였기 때문에 'SNL' US 버전을 보면서 열심히 연습했다. 노력 끝에 김슬기는 자신의 데뷔작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내며 'SNL 코리아'의 인기 크루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는 엽기 캐릭터 외에도 귀여운 이미지에서 섹시한 이미지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뽀로로를 좋아하는 유치원생을 연기하는가 하면 박재범과 러브신을 펼치는 연인, 신동엽을 매혹시키는 섹시한 골프 선수 역할까지도 맡았다.

숨은 재주도 많다. 김슬기는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갖췄다. 그는 '슈퍼스타K4'의 유승우 패러디 연기를 할 때는 캐릭터 뿐 아니라 노래까지 그대로 소화했었다. 작은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운동 신경도 뛰어나다. 김슬기는 초등학교 시절 발레를 배웠고, 선수를 할 정도로 소질이 있었다고 한다. '여의도 테레토비'에서 인형 분장을 하고도 예사롭지 않은 발차기 실력을 보인 것은 그 때문이었다.

김슬기가 대중의 주목을 받게 한 일등공신은 'SNL코리아'의 정치풍자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에서의 '또' 역할이었다. 이 코너는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문재인·이정희 대선 후보, 안철수 전 대선후보 등을 '텔레토비' 캐릭터로 묘사했다. 근엄한 정치인들을 유아용 프로그램에 접목시킨 데다 수위 높은 정치 풍자를 시도해 언론의 사회면에 오르내릴 정도로 이목을 끌었다. `



그는 귀여운 캐릭터에 거침없는 욕설을 구사하는 모습으로 '여의도 텔레토비' 내에서도 단연 주목 받았다.

김슬기는 성대모사 보다는 텔레토비 캐릭터로 자체로 당시 박근혜 후보를 표현했다. 그는 "풍자가 비호감이 되면 안 된다, 풍자를 하면서도 이 캐릭터가 사랑스러울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인물을 그대로 따라하기 보다, 텔레토비 캐릭터 내에서 대상을 표현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북풍, NLL파 쏠 때 기분요? 힘들지만 재밌었어요"

해당 코너는 각종 패러디 장면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드래곤볼 패러디 장면에 대해 김슬기에게 물었다. 그는 "PD님이 마니아 적인 패러디를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을 연기할 때마다 너무 웃겼다. '북풍(드래곤 볼의 '에네르기파'를 패러디)'을 쏠 때는 자세 지도까지 받았다. '입을 더 벌리라'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정치 내용을 다룬 탓에 코너에 대한 말도 많았다. '여의도 텔레토비'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비판 발언이 나오는가 하면, 방송에 등장한 욕설과 관련하여 '방송언어 위반' 및 '후보자 품위손상' 등의 이유로 해당 코너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가기까지 했다. 비록 '문제 없음' 판정을 받았지만, 출연자나 제작진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슬기는 '베이비시터' 코너에서는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간 TV토론을 펼쳤을 때 이정희 후보의 모습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런 민감한 역할을 소화하면서도 김슬기는 "불안하지 않았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어려서 그런지 정치적 역할이라 해서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연기를 하기 어려워서 고민이었다. 하루 종일 대선 토론 영상을 보며 연습했다. 지금도 이정희 후보 말투가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슬기는 "너무 독하게 해서 죄송하다"며 이정희 후보에게 사과의 말도 남겼다.

"개그우먼? 재미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유일하게 김슬기가 "걱정된다"고 밝힌 부분이다. 'SNL 코리아'가 코미디 프로그램의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그를 개그우먼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럼에도 김슬기는 "내가 한게 'SNL 코리아'밖에 아직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웃긴 배우라고 생각해주시면 칭찬이지 않겠나. 앞으로 희극, 정극 모두 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보여드리겠다"며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봤다.



아직 신인인 탓인지 김슬기는 자신이 하고 싶은 연기에 대해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는 "제일 하고 싶은 건 영화"라면서도 "지금은 시트콤을 해도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도 꿈꾸고 있음을 밝혔다. 김슬기는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의 주열매(정유미 분), '그들이 사는 세상'의 주준영(송혜교 분)을 장차 자신이 연기해 보고 싶은 배역으로 꼽았다. 김슬기는 '애잔한 사랑을 펼치는 연기'를 언젠가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했다. 그는 그 중에서도 주열매나, 주준영 같이 자신과 어울릴 법한 명랑 쾌활한 성격의 여주인공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생각보다 재밌지도 않고 내성적인 면도 많아요"

예능 방송에 출연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말에 김슬기는 고개를 저었다. 연기할 때는 성격이 자유분방하게 개방적이고 센스가 톡톡 튀어 나오지만 평소 모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예능 방송에 나간다면 그냥 가만히만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어떠한 역할이든 다 해보고 싶다. 자유롭게 (배역을)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아무래도 김슬기의 매력은 그가 연기를 할 때 가장 빛나는 듯 하다.

김슬기는 신인 배우인 자신을 관심 있게 지켜봐준 'SNL 코리아' 시청자들에게 크게 쑥스러워 하며 인사를 건넸다.

"정말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음……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웃음).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고, 초심 잃지 않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지켜 봐주세요"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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