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방송연예팀 원민순 기자] MBC '놀러와'가 폐지로 8년 8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004년 5월 8일 첫 방송한 '놀러와'는 2012년 12월 24일 방송에서 자막으로 작별인사를 대신하며 종영했다.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진행된 마지막 방송은 각 코너별로 박규리(카라), 김종국, 박준규, 예성(슈퍼주니어)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평소와 다름없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송 말미에 "지난 8년간 '놀러와'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자막만 나왔다.
MC 유재석과 김원희, 그리고 고정패널들은 지난 12월 8일 '놀러와'가 시청률 부진 문제로 폐지가 확정되면서 추가 촬영 계획이 없었던 탓에 직접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착한 토크쇼의 대명사 '놀러와'는 영원히 막을 내렸다.
청천벽력 같았던 '놀러와'의 폐지 소식이 들린 이후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파를 탄 마지막 방송이 끝나는 순간까지 시청자들은 한 목소리로 폐지 반대를 외쳤다. 심지어 '놀러와'를 외면했던 시청자들도 '놀러와'의 폐지를 안타까워했다.
9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온 '놀러와'의 절실함 때문이었다. '놀러와'는 동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의 상승세에 직격탄을 맞으며 시청률이 한 자리 수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대적으로 포맷에 변화를 주는 모험을 감행했다.
올 하반기부터 착한 토크쇼의 선두주자였던 '놀러와', 배려와 친절의 MC 유재석과 김원희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의 위기를 오히려 방송 소재로 적극 활용해 19금을 넘나드는 아찔한 토크를 하는가 하면, 게스트의 사생활을 조심스럽게 묻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방송가의 트렌드를 적용하며 차츰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었다.
'놀러와'를 향한 MC들의 남다른 마음가짐도 '놀러와'를 놓을 수가 없는 이유 중 하나였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유재석과 김원희는 한마음 한뜻으로 프로그램의 위기를 극복하려 고군분투했다. 유재석의 경우에는 지난 18일 영화 '가문의 귀환' 팀이 출연했을 때 "저희도 위기라 마음먹고 잘해보려고 하는데"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카메라 밖에서 '놀러와'의 부활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훤히 드러났다.
방송 프로그램에 있어서 시청률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회생 가능성이 충분한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놀러와'의 퇴장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놀러와' ⓒ MBC]
방송연예팀 원민순 기자 wo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