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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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가 궁금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 ② (인터뷰)

기사입력 2012.12.06 23:20 / 기사수정 2012.12.06 23:20



2012년, 마무리도 공연과 함께…'뜨거움 잃지 않을 것'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페퍼톤스는 올 한 해 소극장 콘서트, 클럽 투어, 록페스티벌 참가 등 쉴 틈 없이 공연을 이어 왔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었는지 물었다.

"각각의 매력이 있어요. 소극장은 더 몰입할 수 있어서 좋고, 클럽은 뭔가 천방지축한 느낌? 정말 있는 에너지를 다 쏟아내면서 관객과 코앞에서 서로 교감할 수 있잖아요. 올해는 지산 록페스티벌이 기억에 남아요. 정말 더웠거든요. 직사광선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노래하고 나니 거의 넋이 반쯤 나갔었죠. 그런데 관객들은 그 더위에도 기차놀이를 하고 슬램을 하면서 그 순간을 즐기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는 게 처음이라 정말 신기했어요"(신재평)

"공연은 대부분 다 좋아요. 그런데 기억에 남는 공연이라고 하면 주로 힘들었던 게 떠올라요. 대구 클럽투어 때였는데, 정말 더웠어요. 지산 록페스티벌보다 더요. 공연은 정말 신나게 했는데, 끝나고 나서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일어나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전 겨울이 좋아요. 안 더우니까.(웃음)(이장원)

공연으로 1년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들의 겨울 일정은 '역시나' 공연으로 꽉 차 있다.

12월 21일부터 23일까지는 서울 유니클로 악스(구 악스코리아)에서, 28일과 29일에는 부산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리는 연말 공연 'FINE.'을 통해 EP 앨범 수록곡들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음악적으로 더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연말에 좋은 추억 만들어 봐요"라고 말하는 이장원에 이어 신재평도 공연장을 찾아주는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한다.

"팬들은 늘 고맙고, 또 중요한 존재에요. 신세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죠. 오히려 우리가 공연을 자주 하게 되면 팬들에게 오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을까, 부담스럽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곤 해요. 항상 공연에 와서 즐겨주시고 아껴주시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결국 우리는 대중음악인…'같은 시간을 사는 이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길'

페퍼톤스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들은 대부분 밝고 명랑하고, 경쾌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런 일반적인 대중의 생각들을 본인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궁금했다.

"가끔은 갑갑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부분이 대중이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모습인거잖아요. 우리가 처음에 밝은 느낌의 음악으로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만 충족시켜주다 보면 고인 물이 썩듯이 결국은 변화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결국은 대중음악인으로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과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데, 음반을 내는 일이 그 과정인 것 같더라고요. 지난번에 4집 앨범을 내면서도 변화가 컸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얘기해주고 공연장에서도 박수를 보내주고. '또 하나의 계단을 잘 올라왔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신재평)

대학생이던 20대 초반에 만난 두 사람은 어느덧 30대가 됐다. 음악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희망사항은 있었지만 어떻게 가야 할지를 몰랐던 때. 이들은 자신들 앞에 주어진 길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음악인의 꿈을 키워왔고, 그 때 그 상황들에 충실해왔던 모습들은 지금의 페퍼톤스를 있게끔 했다. 세월의 흐름이 이들의 음악에 미친 영향이 있었을까.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겠죠. 20대 초반에는 마냥 좋았던 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정말 좋은데 마냥 좋을 수만은 없죠. '그땐 진짜 뜨거웠구나. 그 뜨거움을 잃지 말아야지'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실제로 저는 잃지 않았습니다(웃음)"(이장원)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물론 의식은 안하고 있지만.(웃음) 그 때 그 시간을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나중에 정리해봤을 때 '20대와 30대에 만들었던 음악은 각각 이랬구나'라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면 재밌을 것 같아요"(신재평)

시종일관 차분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던 두 사람. 자신들의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물었다.

"'우울증 치료를 위한 테라피 음악'이라는 포부를 안고 음반들을 발표해왔어요. 지금의 소망이라고 하면 우리 음악으로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우리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이번 앨범은 올 한해를 살아왔던 우리가 남긴 앨범이니 한 번 들어보라고 스윽 내밀고 싶기도 하고요. 억지로 희망찬 척, 젊은 척, 즐거운 척 하지 않을 거예요. 그 때 그 때 살아갔던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만들어 채우면 잔잔하면서도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신재평)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것 같고.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힘을 얻고 위로를 얻는 모습이 좋은 거겠죠? 그게 결국 우리가 대중음악인으로서 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처지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는 거죠"(이장원)

'후추(Pepper)처럼 기분 좋은 자극을 주는 음악(tones)을 추구한다'는 팀명을 굳이 상기시키지 않더라도, 이미 자신들이 걸어온 시간들을 통해 유쾌함과 즐거움, 촉촉한 감성까지 모두 전하고 있는 페퍼톤스.

숨 가쁘게 달려왔던 2012년. 잠시 쉬어갈 법도 하지만, 페퍼톤스는 '마무리'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얘기한다.

"내년에도 이 페이스로 달렸으면 좋겠어요. 공연장을 계속 찾아주는 분들이 있을 때까지는 열심히 활동하면서 신곡도 발표하고 그래야겠죠? 고삐를 늦출 생각은 없습니다"(신재평)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안테나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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