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일본은 (김)연경 언니를 막기 위해 철저하게 분석을 해요. 남자 선수들을 데려다 놓고 연경 언니처럼 때려보라고 하면서 블로킹 연습을 하는데 저도 일본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소속 팀에서도 마찬가지죠."
한국여자배구는 2012 런던올림픽을 거치면서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를 발굴해냈다. 올림픽예선전과 그랑프리 대회 그리고 런던올림픽을 거치면서 김희진(21, IBK기업은행)은 한국 여자배구의 보배가 됐다.
김희진은 지난 5월23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경기장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 한일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1세트에서 교체 멤버로 투입된 그는 대범한 공격을 퍼부으며 일본의 수비를 흔들었다.
국제무대에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그는 김연경이 빠진 그랑프리 대회에서 ‘주포’ 역할을 수행했다. 런던올림픽 4강 신화에 참여한 그는 아직도 그 때의 흥분을 잊지 못했다.
"일본에서 경기를 할 때 관중들의 응원이 대단했어요.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더욱 즐겼어요. 우리가 득점을 올릴 때 일본 관중들의 아쉬운 탄성 소리가 오히려 짜릿했죠.(웃음)"
'겁없는 막내'의 활약은 대표팀의 전력 상승에 촉매제가 됐다. 런던올림픽에서도 김희진은 주전 라이트로 뛰며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림픽을 마친 뒤 기량이 성장한 줄 알았는데 팀 훈련은 물론 일본 팀과 연습 경기를 하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이 나타났어요. 아직 안일하게 생각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해야 될 점들이 많은 것 같아요."
대표팀의 막내가 해야 할 소일거리는 매우 많다. 하지만 권위의식을 내세우지 않고 열릴 마음으로 대해준 선배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김희진은 "막내라서 힘든 점은 전혀 없었다. 대표팀의 분위기는 정말 최고였다. 자주 만나고 싶은데 지금은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서 시즌이 끝난 뒤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진출, 상대 팀에게 위협적인 선수 되고 싶다
올림픽의 추억이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니다. 훈련도 힘들었지만 가장 가슴이 아팠던 점은 눈앞에 다가온 메달을 놓쳤을 때다.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한 한국은 '숙적' 일본에 패하면서 36년 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파요. 연경 언니를 받쳐줄 공격이 필요했는데 그날따라 제가 위축된 것 같습니다. 그 경기에서 펄펄 날지 못했던 점은 두고두고 아쉽죠. 하지만 차기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김희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를 위해 초석을 다지고 있는 그는 현재 팀 우승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올 시즌에는 수비를 책임져줄 (윤)혜숙 언니와 (남)지연 언니가 들어와 매우 든든해요. 대표팀에서는 라이트로 뛰었지만 팀을 위해 센터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블로킹에 한층 신경을 써야할 것 같아요. 또한 이동속공에서 1위를 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시즌 개막 이후 IBK기업은행은 3연승 행진을 구가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비록 GS칼텍스에 무릎을 꿇었지만 창단 2년 만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팀 우승을 위해 매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일어날 일이지만 지금보다 더욱 성장해 꼭 해외리그에서 진출하고 싶어요. 연경 언니처럼 상대 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목표입니다."
[사진 = 김희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