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실제 드라마 판을 옮겨 놓은 듯 사실감이 넘쳤다. 그 속에 깨알 같은 코믹함도 있다. 또 남녀주인공이 만나니 묘한 멜로까지 기대가 된다. 2회까지 방송된 '드라마의 제왕'의 이야기다.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드라마의 제왕' 2회에서는 드라마 촬영 분을 방송국으로 옮기던 중 시간이 촉박해 택배 기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가, 결국 몰락한 앤서니 김의 '수난기'가 전파를 탔다.
29편 중 27편의 드라마를 성공시킨 그였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왔기에 벼랑 끝에 몰린 그의 손을 잡아준 구원자는 없었다. 3년 뒤 그는 원인 모를 눈물을 흘려대는 덕에 신경 정신과를 찾은, 사무실의 월세와 가스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그런 앤서니 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괜찮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100억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입수한 것. 그는 3년 전 자신의 욕망으로 밟아버린 보조 작가 고은을 찾아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그녀의 작품을 드라마로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돌아온 건 과격한 욕설이었다. 앤서니 김에 의해 '입봉에 환장해 스승을 버렸다'는 이유로 드라마판에서 매장당한 이고은(정려원)이 그가 반가웠을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당신의 꿈은 오늘 밤으로 끝일 수도 있다… 꿈은 이루라고 있는 것이지 추억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라는 앤서니 김의 마지막 말에 고은은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그과 손을 잡는다.
투자자 와타나베 회장(전무송)을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 앤서니 김과 고은은 "올 해 안에 드라마를 보여 달라"는 투자자의 무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100억과 꿈을 위해 계약서에 싸인을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약이라는 큰 산을 넘은 뒤 온천에서 잠시 몸을 녹이고 있는 고은을 우연히 길을 지나던 앤서니 김이 묘한 눈빛으로 바라 본 것이다. 이어 그녀가 자신의 인기척을 느끼려 찰나에 도망치 듯 달아났다. 멜로의 시발점이라 여기기엔 미흡할 수 있지만, 앤서니김은 고은과 한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여자'아닌 '작가'로만 여기는 모습들 만 보여줬기에 그의 묘한 눈빛은 멜로의 맛을 냈다.
액션도 보였다. 방송 말미에서 와타나베 회장 리조트를 산책하던 앤서니 김은 한 남자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다가갔다. 유리창 넘어 보이는 광경은 야쿠자 같은 남자들이 맞고 있는 남자에게 총까지 겨눈 상황이었다. 이 때 와타나베 회장이 나타나 "약속을 어길 순 있어. 하지만 나와의 약속을 어기면 죽음이야"라며 그 남자를 총으로 쐈다.
겁이나 그 곳을 벗어나려는 앤서니 김의 인기척에 "거기 누구냐"는 와타나베 회장의 굵은 음성과 함께 '드라마의 제왕' 2회는 엔딩을 맞았다.
1회에서는 돈-시간과 사투를 벌이는 드라마 판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앤서니 김의 악랄함을 담더니, 2회에서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그의 몰락과 함께 깨알 같은 코믹함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또 악연으로 시작된 두 남녀 주인공의 미묘한 관계 역시 기대된다. 특히 다음 주에 방송될 3회 분에서 "또 앤서니 김에게 속았나? 우리 회사와 계약하자"는 내레이션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고은의 모습이 예고돼 기대감을 높였다.
1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힘을 가진 드라마다. 앞으로도 큰 재미와 생생한 스토리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55분 방송.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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