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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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쿠남-아자디' 공포를 눌러주던 박지성의 그리움

기사입력 2012.10.17 11:23 / 기사수정 2012.10.17 15:3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그가 떠난 아쉬움은 항상 고비에서 고개를 숙일 때마다 느끼게 된다. 이번에는 아자디의 10만 지옥을 보면서 박지성(퀸즈파크 레인저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10명이 뛰는 이란을 맞아 수적 우위를 점하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마무리 세심함 부족을 드러내며 무득점에 그쳤다. 수비에 치중하던 이란은 후반 30분 한 차례의 기회를 자바드 네쿠남(에스테그랄)이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해 웃을 수 있었다.

큰 그림은 3년 전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지금처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이란을 만난 한국은 테헤란에 입성하며 네쿠남으로부터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다"는 으름장을 들었다.

이에 박지성은 "지옥이 될지 천국이 될지는 경기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받아쳤고 경기 안에서도 네쿠남의 선제골에 보란듯이 동점골로 응수하며 지옥의 이란 원정서 팀을 구해냈었다.

박지성은 또 2009년 6월 한국으로 원정을 온 이란에 "이란은 우리와 결과에 따라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다"며 좀처럼 보기 힘든 강한 발언을 뱉었고 또다시 천금같은 동점골로 이란을 지옥 문턱까지 떨군 바 있다.

그리고 3년이 지나 다시 테헤란을 방문한 한국을 반긴 이는 다름아닌 네쿠남이었다. 네쿠남은 이번에도 "아자디는 한국의 지옥이 될 것이다"며 자신했고 스스로 결승골을 기록하며 말을 현실로 실현했다.

사실 서른 줄을 넘긴 네쿠남은 경기 안에서 보여준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 한국을 만날 때마다 괴롭히던 장기의 패스 센스는 많이 줄어들었고 활동량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네쿠남은 스타와 팀을 이끄는 선수가 가져야 할 한 방을 품고 있었고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영웅이 됐다.

반면, 한국에는 매번 네쿠남과 아자디의 도발을 눌러주던 박지성의 역할을 해줄 새 얼굴이 없었다.

세대교체를 통해 이란 원정을 경험한 선수가 4명에 불과할 정도로 젊어진 한국은 공포의 아자디에서 상대 선수와 감독의 퇴장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도 방점을 찍게 할 선수가 없었고 이란의 겉만 두들기다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쳐 아쉬운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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