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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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간첩', 사람 냄새나는 그들이 살아남는 방법

기사입력 2012.09.18 19:09 / 기사수정 2012.09.18 19:09

이준학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준학 기자] 전셋값을 고민하고 FTA 반대 시위를 하는 '생활형 간첩'이라는 소재는 과연 어떻게 탄생했을까?

영화 '간첩(감독 우민호/제작 영화사 울림/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이 18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의 지금까지의 간첩과 달리 전셋값에 쫓기고 복비 10만원에 목메는 간첩은 한 동안 북에서 지령이 내려오지 않고 지원마저 끊기자 자신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생활형 간첩'으로 변신했다.

간첩단의 리더 김과장(김명민 분)은 중국에서 비아그라를 밀수해온 돈으로 아내와 두 아이를 책임지는 가장이다. 전셋값을 올려 달라는 주인집의 성화에 돈을 어떻게 구할까 고민하는 그의 모습은 특수부대에서 훈련을 받은 냉혹한 간첩보다는 오히려 우리 시대 가장과 어울리는 모습이다.

또한 부족한 복비 10만원을 받기 위해 부동산중개업법을 설명하고 싸움을 하는 강대리(염정아 분) 역시 한 아이를 애지중지 키우기 위해 '억척녀'로 변신한 남파 간첩이다.

이외 동사무소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독거노인 윤고문(변희봉 분), FTA 반대 시위에 앞장서며 소값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우대리(정겨운 분) 모두 남파 간첩으로, 지금까지 떠오르던 간첩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이다.

이에 우민호 감독은 "생활형 간첩을 생각하게된 것은 작품을 전비할 때 전셋값에 대한 고민을 했었는데, 간첩들도 이런 생활 속에서도 전셋값 등의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시작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금까지의 간첩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코미디는 아니다. 이날 김명민은 "코믹하게 보셨나요?"라며 "코믹 장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어찌하다보니 코미디 영화라고 알려지고 있지만 코미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웃길 생각은 없었고 김과장에 대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나타내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우 감독은 "저는 웃기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게 간첩의 이야기가 아니고 서민의 이야기였다면 웃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겠지만, 배우들에게 코미디를 해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러한 생활 속의 이야기로 인해 마냥 웃기보다는 공감하며 끄덕이게 된다. 요인 암살보다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의 무게가 더욱 고민인 간첩들의 생활 속의 이야기가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우민호 감독과 김명민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개성강한 연기로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유해진은 북한 최고의 암살자로 등장해 이 '생활형 간첩'들에게 10년 만에 지령을 내린다. 간첩에 대한 지금까지의 상식을 깨고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간첩'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 

[사진 = 우민호 감독, 유해진, 김명민, 염정아, 변희봉, 정겨운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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