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2, 고려대)의 올 시즌 행보가 윤곽이 잡혔다. 김연아는 지난 23일 열린 '삼성갤럭시 S Ⅲ·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기자회견에서 "12월 중에 열리는 B급 대회에 출전할 것 같다"고 밝혔다.
12월에 열리는 피겨 스케이팅 국제대회 중 가장 비중이 큰 대회는 12월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가 있다. 올 시즌 그랑프리 출전자 명단에서 빠진 김연아는 그랑프리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대신 12월 중에 열리는 다른 국제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는 날짜와 똑같은 5일 독일에서는 NRW트로피 대회가 열린다. 13일부터는 크로아티아에서 골든 스핀대회가 크로아티아에서 열리고 18일에는 터키에서 이스탄불컵이 개최된다.
지난 7월 초 현역 복귀를 선언한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기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국제대회에 출전한 뒤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겠다"라고 올 시즌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11~2012 시즌을 스킵한 김연아는 그동안 걸어왔던 여정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김연아는 ISU(국제빙상경기연맹)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기술점수(TES) 28점과 프리스케이팅 48점을 획득해야 한다. 올 시즌부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규정이 변경됐기 때문에 국제대회에 출전해 기준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복귀 무대로 B급 대회에 선택하면 부담감이 덜하다.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을 벗어나 연기에 전념할 수 있다. 김연아는 "지금은 아이스쇼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몸 상태다.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경기 감각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가 김연아가 가장 최근에 출전했던 국제대회다. 당시 김연아는 컨디션을 최상으로 올리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김연아는 경기 감각 문제에 대해 언급을 했다.
올 시즌 김연아의 목표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큰 대회를 앞두고 부담이 덜한 국제대회에 출전해 경기 감각을 조율하는 것은 김연아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실전 경기에서 시도할 기회도 늘어났다. 2010~2011 시즌 김연아가 연기한 쇼트프로그램 '지젤'과 프리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공개됐다. 하지만 올 시즌 프로그램인 '뱀파이어와의 키스'와 '레미제라블'은 12월에 열리는 국제대회는 물론 내년 1월로 예정된 전국종합선수권대회 등에서 연기한다.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새 프로그램을 실전 경기에서 시도할 기회가 생겼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난 시즌 휴식기를 가졌고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룰도 바뀌었기 때문에 김연아의 B급 대회 출전은 '필수 코스'가 되었다. B급 대회와 국내 대회를 거쳐야하는 과제가 주어졌지만 부담감이 없는 대회에서 경기 감각을 조율할 수 있다는 기회를 얻게 됐다.
문제는 점프와 스핀 등 프로그램의 요소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일이다. 김연아는 이번 아이스쇼가 끝난 뒤 경쟁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는 다른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김연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