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3연전 첫 경기 승리가 갖는 의미는 크다. 먼저 1승을 거둔 만큼 상대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고 싹쓸이패에 대한 부담을 한층 줄여준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이기고 이후 2경기를 패한다면 2연패 후 마지막 경기에 승리하는 패턴보다 나을 것이 없다. 최근 LG 트윈스의 경우가 그렇다.
LG는 지난달 31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부터 10일 대구 삼성전까지 네 번의 시리즈에서 모두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승리하는 과정도 좋았다. LG는 지난달 31일 잠실 한화전서 3-3으로 팽팽히 맞선 8회말 김태군의 결승 2타점 적시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다음 3연전 첫 경기인 3일 넥센전서는 15안타를 몰아치며 8득점, 손쉽게 승리했고 7일 잠실 롯데전서는 끝내기승, 10일 대구 삼성전서는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앞세워 5-0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27일 SK전을 포함 최근 5번의 3연전서 모두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네 차례의 시리즈에서 첫 경기 승리 후 2연패,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최소 2승 1패 이상으로 갈 수 있는 분위기임에도 두 번째 경기를 허무하게 내주면서 흐름이 넘어갔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무너지거나 의미 없는 추격만 하다가 패했다. 최고의 분위기로 시작된 3연전을 최악의 흐름으로 마감한 셈이다. 이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LG는 13일 현재 '-13'의 승패 마진(40승 3무 53패)을 보이고 있다. 전반기 직후 승패 마진 '-8'에서 더 떨어졌다. 리그 순위는 7위. 4위 SK와의 승차는 8경기다. 지금과 같은 패턴을 보이며 2승 4패로 한 주를 마감한다면 격차를 줄이기 쉽지 않다. 이제는 최하위 한화(37승 2무 57패)에게도 3.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당장은 최하위 추락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게다가 LG는 후반기 6차례의 3연전서 위닝시리즈가 단 한 차례도 없다. 지난달 27일~29일 열린 SK와의 3연전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1승 2패로 밀렸다. LG는 당시 SK와의 3연전서도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위닝시리즈에는 실패했다. 지난달 24~26일 두산과의 3연전서는 첫 2경기를 패한 뒤 마지막 경기를 승리, 1승 2패로 시리즈를 마쳤다.
LG는 6월 중순까지 '5할 본능'을 선보이며 많은 팬을 사로잡았다. 10차례의 5할 붕괴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무리 봉중근이 부상으로 이탈한 6월 24~26일 롯데 3연전서 싹쓸이패를 당해 올 시즌 처음으로 5할의 벽이 무너졌다. 이후 LG는 단 한 차례도 5할 승률로 올라서지 못했다.
결국 '승-패-패'로 이어지는 패턴은 팀 사기에나 팬들에게나 좋을 것이 없다. 첫 2경기를 패하고 마지막 경기에 승리한다면 위닝시리즈에 실패할지라도 그나마 홀가분하게 3연전을 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패턴이 계속된다면 상위권 도약은 고사하고 최하위 한화의 추격을 뿌리치기 바쁜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LG는 14일부터 올 시즌 2승 1무 9패로 절대 열세인 KIA 타이거즈와 3연전을 치른다. 최근 4차례나 계속된 '승-패-패'의 패턴을 벗어나야 마지막 반격도 노려볼 수 있다. LG의 이번 3연전이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LG 트윈스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