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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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포바, 8년 만에 '천재소녀'에서 '여제' 등극

기사입력 2012.06.10 02:25 / 기사수정 2012.06.10 10:3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4년. 윔블던은 17세의 어린 소녀에게 온통 시선이 쏠렸다. 17세의 소녀 마리아 샤라포바(25, 러시아, 세계랭킹 2위)는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188cm의 장신에서 나오는 파워는 물론 빠른 발걸음도 갖췄다. 여기에 뛰어난 스타성도 돋보였다. 샤라포바는 순식간에 여자 테니스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그랜드슬램에서 모두 우승)을 이루기까지 걸린 시간은 장장 8년이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윔블던을 정복한 샤라포바는 주위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또한 감정의 기복이 심해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

2008년 호주오픈 정상에 등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뒀지만 부상이 찾아왔다. 어깨 수술을 받은 그는 재기가 불투명해보였다. 세레나 윌리엄스(31, 미국, 세계랭킹 5위)가 여자 단식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강자들도 속속 나타났다.

한 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샤라포바는 지난 2009년 5월에는 126위까지 추락했다.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그는 전성기가 지난 듯 보였다.

그러나 샤라포바는 자신의 발목을 잡은 올가미를 모두 떨쳐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고 정신력도 한층 성숙해졌다. 이번 프랑스오픈에 출전한 샤라포바는 위기 상황이 다가와도 끝까지 평정심을 지켰다.

'숙적' 페트라 크비토바(22, 체코, 세계랭킹 4위)와의 준결승전에서 나타난 샤라포바의 정신력은 인상적이었다.

2세트 3-3의 상황에서 크비토바는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면서 평정심을 잃었다. 샤라포바 역시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정신력에서 크비토바를 압도했다.

빅토리아 아자렌카(23, 벨라루시, 세계랭킹 1위)와 윌리엄스 자매 그리고 아그네스카 라드완스카(23, 폴란드, 세계랭킹 3위) 등이 모두 이변의 희생양이 될 때 샤라포바는 순항했다.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롤랑가로 결승전에 선착했다.

결승전 상대는 이번 프랑스오픈에서 '돌풍'을 일으킨 사라 에라니(25, 이탈리아, 세계랭킹 23위)였다. 복식 전문 선수인 에라니는 준결승전에서 지난해 US오픈 우승자인 사만사 스토서(28, 호주, 세계랭킹 6위)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에라니는 여자 복식 결승전에도 진출했다. 로베르타 빈치(29, 이탈리아, 세계랭킹 19위)와 짝을 이룬 그는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이 기세를 몰아 샤라포바를 상대로 다시 한번 이변에 도전했다. 그러나 냉철한 샤라포바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롤랑가로의 '히로인'이 된 샤라포바는 아자렌카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른다. 샤라포바는 여자프로테니스(WT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승을 차지한 것은 너무나 놀라운 일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기쁘다.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힘든 여정이었다"고 덧붙인 샤라포바는 "내가 만약 달성하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네 번째 그랜드슬램대회 타이틀"이라고 말했다.

샤라포바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무려 8년이었다. 17세의 천재소녀는 영광은 물론 숱한 좌절도 경험했다. 기나긴 여정동안 샤라포바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여제'의 자리에 올랐다.

[사진 = 마리아 샤라포바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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