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유선영(26, 정관장)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의 주인공이 됐다.
유선영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이나 쇼어 토너먼트코스(파72·673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김인경(24, 하나금융그룹)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 2010년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한 유선영은 2년 만에 생애 두 번째 LPGA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유선영은 올 시즌 한국(계) 골퍼들 첫 승을 올렸다. 또한, 1998년 박세리(35, KDB산은금융그룹)가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16번 째 한국 선수가 됐다.
유선영은 김인경 뿐 아니라 그동안 한국 골퍼들의 앞을 가로막았던 청야니(23, 대만)의 벽도 넘어섰다. 세계랭킹 1위인 청야니는 마지막 라운드를 단독 1위로 시작했지만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가장 먼저 우승권에 근접한 선수는 서희경(26, 하이트)이었다. 서희경은 14번 홀까지 5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11언더파를 기록했다. 다른 선수들을 앞서며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15번 홀과 16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또한, 17번 홀에서도 타수를 잃으며 8언더파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 틈을 타고 상승한 이는 김인경이었다. 김연경은 17번 홀에서 5m가 넘는 그림같은 버디를 잡으며 10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김인경은 10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유선영은 9언더파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었고 8언더파인 청야니는 막판 반전을 노렸다. 김인경은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쳤지만 파 세이브를 하는데 필요한 거리는 30cm도 안됐다.
김인경의 우승 퍼팅이 될 줄 알았지만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김인경은 30cm짜라 파 퍼트를 놓치면서 1타를 잃었다. 결국, 9언더파로 동률이 된 김인경과 유선영은 연장전을 치렀다.
거의 다 잡은 우승을 놓친 김인경이 흔들린 반면, 유선영은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경기에 임했다. 김인경의 티샷은 해저드 옆에 떨어졌지만 유선영의 볼은 그린 중앙으로 굴러갔다.
승기를 잡은 유선영은 그대로 버디를 잡으면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유선영은 '호수의 여왕'에 등극하면서 이 대회 전통대로 18번 홀 옆에 있는 호수로 뛰어들었다.
반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앞에 둔 김인경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사진 = 유선영 (C) 정관장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