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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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매거진] 고전과 현대의 탁월한 조화 '아티스트' (황하민 감독의 톡톡)

기사입력 2012.03.06 10:40 / 기사수정 2012.03.06 10:42

황하민 기자

[E매거진] 새삼 놀랐다. 미국 영화의 향수를 무성영화라는 무모한 실험으로 미국이 아닌 프랑스 스텝들에 의해서 탄생되고 만들어졌다는 아이러니, 예술영화로 포장되어 상영관을 찾기 어려웠던 한국 극장에서 아카데미 수상 소식과 함께 극장을 찾는 이들.

좌석을 채운 관객들은 단순히 아카데미와 미디어의 힘으로 채워진 것이 아닐까? 우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티스트를 보고 난 후라면 그 의미를 조금은 다른 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극장을 찾은 많은 이들은 아티스트의 흑백필름처럼 세월이 묻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영화가 끝난 후 흐뭇하게 극장을 떠나는 모습을 지을 수 없었다.

아티스트는 1920년 말 부터 30년 초 미국 헐리우드,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넘어가던 시기 두 남녀 배우의 사랑을 담고 있다. 극장을 찾은 많은 이들은 무성영화가 아닌 유성영화 세대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 흐뭇함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극장을 찾았던 많은 이들은 헐리우드 고전 멜로의 정서와 무성영화의 유쾌함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아티스트를 보면서 그 기억을 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금기에 대한 도전이 촌스러움이 되어 버린 로맨스의 주류 속에 살고 있는 지금, 문화지대에 소외되었던 이들에게 아티스트는 향수이자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아티스트, 잘 만들어진 대중성이 짙은 현대 영화다. 복고라는 정의로 구세대들에게만 향수만을 전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 속 간결함과 위트는 신세대들에게 무성영화라는 고루함보다는 새로움으로 다가간다.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누군가에게는 새로움으로 고전과 현대의 탁월한 조화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가 아티스트다.

개봉관 확대 소식이 반갑다. 언젠가부터 극장에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손주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든 세대가 극장을 찾는 모습, 머릿속 상상만으로도 흐뭇하지 않은가?

[글] 황하민 (영화 감독)

황하민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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